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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이자부담 가계 3조·기업 3.5조 줄어들듯…이복현 "부채확대 위험 경계"
경제·금융은행 2024.10.11 17:37:5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연간 이자 부담이 가계는 3조 원가량, 기업은 3조 5000억 원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떨어지고 대출금리 하락 폭도 같다고 가정하면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 원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이 올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에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67.7%)을 적용해 계산한 결과다. 한은은 이번 금리 인하로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평균 약 15만 3000원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상대적으로 대출 규모가 큰 고소득층의 이자 부담 감소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로 상위 30% 고소득자의 이자 부담은 연간 약 1조 9000억 원, 중소득자(상위 30~70%)의 이자 부담은 8000억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차주인 취약차주의 경우 이자 부담이 약 2000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1인당 약 12만 원 수준으로 전체 평균에 못 미치는 수치다.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민주당 의원이 한은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내리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1조 7000억 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이자 부담은 약 55만 원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에서 변동금리 대출 비중(66.2%)을 추정한 뒤 자영업자의 모든 변동금리 대출 상품 금리가 동일하게 떨어진다고 가정해 산출한 금액이다. 다만 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의 경우 이자 감소 효과가 시간을 두고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날 내놓은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 및 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 자료에서 “기업의 경우 이자 부담 규모가 매우 커서 재무·자금 사정이 곧바로 대폭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은 2014~2021년 30조~40조 원대에 머물렀으나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과 고금리 장기화 등의 여파로 2023년 93조 8000억 원까지 급증했다. 한경협은 이번 금리 인하로 감소하게 될 연간 이자 상환 부담액을 가계 2조 5000억 원, 기업 3조 5000억 원 수준으로 각각 추산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리 인하 결정 직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확대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가계부채 위험이 지속되는 경우 필요한 감독 수단을 모두 활용해 적기에 과감히 실행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기존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될 수 있도록 예대금리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해달라”고 강조했다. -
[단독]LG, 토종 AI가속기 상용화 착수…脫엔비디아 속도
산업기업 2024.10.11 17:37:49LG가 토종 반도체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의 반도체 칩을 회사 데이터센터에 도입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토종 AI 칩의 상용화를 통해 엔비디아 제품의 의존도를 줄이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LG AI연구원은 퓨리오사AI가 8월 첫선을 보인 AI 칩인 ‘레니게이드(RNGD)’를 자체 AI 인프라에 설치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8개의 RNGD가 내장된 서버 2개를 회사에 직접 전달했다. LG AI연구원은 퓨리오사AI와의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을 지난해 6월 공식화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칩이 단품 완성에 그치지 않고 AI 모델을 만드는 회사 인프라에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됐다는 소식이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이번에 공급된 퓨리오사AI의 제품으로 각종 실증 테스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AI 추론과 파인튜닝 영역에서 LG의 AI 모델인 ‘엑사원’을 원하는 수준만큼 구현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식이다. 평가는 늦어도 올 11월 말이면 마무리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곧바로 구매 계획을 수립할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검증 과정 자체로도 상용화가 상당히 가까워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LG가 AI 칩 세계 1위인 엔비디아의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표에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텔이나 AMD의 칩보다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우선순위에 두고 AI 칩 상용화에 나선 것 역시 여러 전략이 깔린 행보다.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이어 차세대 반도체로 각광받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극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색다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가 퓨리오사AI 칩의 적용을 위해 다각도의 시도를 할 것”이라며 “AI연구원의 공급망 다변화는 물론 국내 반도체 생태계까지 ‘퀀텀점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
노벨상 큰강 건넌 K문학, 르네상스 열린다
문화·스포츠문화 2024.10.11 17:36:53작가 한강이 아시아인 여성과 한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다시 한번 세계가 한국 문학을 주목하고 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변방에 있던 한국 문학의 위상을 세계 속에 우뚝 세운 동시에 한국 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문화가 르네상스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1일 전 세계 문화계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찬사를 쏟아내며 K콘텐츠의 원형이던 문학이 비로소 세계적인 인정과 주목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K팝을 비롯해 K콘텐츠 등이 세계 대중문화를 주도하며 주류로 자리 잡았지만 K컬처의 원형임에도 언어 등의 문제로 변방에 머물렀던 순수문학이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됐다는 것이다. AP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장르를 뛰어넘는 소설을 쓰는 중국의 전위적인 작가 찬쉐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쳤지만 문화적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의 작가에게 노벨문학상이 돌아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K콘텐츠와 K컬처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시기의 수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AP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은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상 수상작 ‘기생충’,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를 비롯한 K팝 그룹의 세계적 인기 등 K컬처의 세계적 영향력이 커지는 시기에 이뤄졌다”고 집중 조명했다. 이러한 조명과 진단이 나오기 전에 이미 한강은 “도발적인 문학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황석영·김영하·조정래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까지 재조명하는 계기를 이끌어냈다.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뒤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 천명관의 ‘고래’ 등이 맨부커상 후보에 오르는 등 세계가 한국 작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한국 문학의 르네상스를 기대하고 있다. 문학평론가 하응백은 “한강이라는 이름이 상징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문학은 세계 혹은 노벨이라는 큰 강을 건넜다”며 “한강의 수상으로 인해 노벨상에 대한 트라우마는 사라지고 한국문학은 세계문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인류애적 지평을 활짝 펼치게 됐다”고 밝혔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중심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문학 작가들이 마음 놓고 창작하고, 한국문학이 해외의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8월보다 불확실성 커져"… 올 2.4% 성장 '빨간불'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10.11 17:36:29한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대 초반 성장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 연간 성장률 2.4% 달성이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11일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8월에 비해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8월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로 2.4%를 제시했다. 하지만 소비와 건설투자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전망치를 달성하는 데 난관이 예상된다는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한은은 “향후 성장 경로는 내수 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 및 정보기술(IT) 수출 흐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7월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2.6%로 제시했다. 앞서 한은이 2.4%를 예측했고 이번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화 당국의 시각이 더 보수적인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올해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3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5%는 늘어야 한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3분기 GDP가 전기 대비 성장하겠지만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계 안팎에서는 0%대 초반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많다. IBK투자증권은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을 토대로 올해 3분기 GDP가 전기 대비 0.1%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3분기 GDP는 전년 대비 2~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주로 쓰는) 전 분기 기준으로 보면 대략 0.1% 증가하는 수준”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연간 경제성장률은 2.4%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GDP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에 근접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3~4분기에 0%대 성장률을 기록해도 연간 기준으로는 2% 중반대 수준”이라며 “정부 목표치를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
예상 웃돈 물가에 거듭되는 폭풍까지…美경제 단기 불확실성 지속
국제경제·마켓 2024.10.11 17:36:26미국 곳곳을 강타한 허리케인과 노조 파업으로 고용과 유가가 출렁이는 등 미국 경제의 단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단기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졌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9월 29일∼10월 5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3만 3000건 급증한 25만 8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23만 1000건)를 3만 7000건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동남부 해안 지역에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급격히 늘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달 26일부터 해당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의 영향으로 풀이했다. 아울러 3만 3000여 명이 휴직에 들어간 보잉의 파업 여파로 북서부 워싱턴주도 청구 건수가 증가했다. 보잉 협력사가 생산량 조절을 위해 연쇄적으로 인력을 감축한 데 따른 영향으로 읽힌다. 미국 동남부에는 전날 또 다른 허리케인 밀턴이 상륙하며 피해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체이스는 연이은 두 폭풍의 여파로 10월에 최대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유가도 다시 급등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5.85달러로 3.56% 급등했다. 주유소 정보 앱인 개스버디에 따르면 현재 플로리다 주요 도시 주유소의 30~60%에서 연료 공급이 중단됐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앞서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은 앞으로 3~6개월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실제로는 그보다 여파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9월 CPI의 개선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 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9월 CPI는 전년 대비 2.4% 올라 전월(2.5%)보다 개선됐지만 시장 전망치(2.3%)에 비해서는 높았다. 11일 나온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1.8% 상승했는데, 시장의 예상치(1.6%)를 다소 웃도는 수치다. 근원 PPI는 전년 대비 2.8%, 전월 대비 0.2% 각각 올랐다. 지표가 나온 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11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이 81.8%로, 동결 가능성은 18.2%로 전날보다 동결 확률이 올라갔다. -
한은 '베이비컷'…긴축시대, 3년2개월만에 끝났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10.11 17:36:13한국은행이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다만 가계부채와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중동 지역 리스크가 남아 있어 향후 금리 인하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연 3.5%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리면서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가 38개월 만에 끝난 것이다. 금리 인하로만 보면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했으며 외환시장 위험도 다소 완화돼 금리 인하가 바람직하다”며 “실질금리가 높아 내수가 회복돼도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낮아져 한은의 목표치(2%)를 하회했다. 반면 내수는 부진하다. 소매판매액지수는 2022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올해 2분기의 경우 설비투자(-1.2%)와 건설투자(-1.7%) 모두 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금리 인하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주춤해졌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 7000억 원 증가해 전달(9조 3000억 원)에 비해 38.7% 감소했다. 서울 주간 아파트 값 상승률도 0.1%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올해 추가 금리 인하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5명이 3개월 뒤 적정 금리로 3.25%를 제시했다. 이날 금리 인하 결정도 장용성 위원이 동결 의사를 밝혀 만장일치로 이뤄지지 않았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에 집을 사려는 수요가 상당해 가계대출 증가와 서울의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이 남아 있다”며 “연내 추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노벨상 '글수저' 물려준 한승원… "강이 소설은 버릴 게 없다"
문화·스포츠문화 2024.10.11 17:35:44“강이 소설은 버릴 게 하나도 없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85)은 11일 “세상이 발칵 뒤집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기쁨을 표출했다. 한 작가는 “(딸 한강이) 발표 직전인 오후 7시 50분께 스웨덴에서 전화가 와 수상 소식을 접했다”며 “본인도 실감이 안 나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 작가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노벨위원회가) 뜻밖의 인물을 찾아내 수상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지만 뜻밖에 우리 강이가 탈지도 몰라 만에 하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어도 전혀 기대를 안 했다”면서도 “(아내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상을 타면 좋지 않겠나 하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승원은 과거에 딸에 대해 “그 사람의 언어와 내 언어는 다르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 ‘희랍어 시간’을 읽어보면 시적인 감성이 승화된다”고 평한 바 있다. 또한 “어떤 때는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 질투심이 동한다”고 털어놓은 일도 있다. 한강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두 번째로 올랐을 때는 “강이가 나를 진작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을 낮추고 자신과 비교하며 딸에 대한 높은 긍지와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써서는 안 되는 대중적인 소설을 많이 쓰면서 밥벌이에 이용했고, 어설퍼서 버리고 싶고 내세우고 싶지 않은 저술이 더러 있다”며 “내 소설과 강이 소설을 비춰 보면, 강이 소설은 버릴 게 없고 하나하나가 명작들”이라고 말했다. 또 “고슴도치는 내 새끼가 예쁘다고 그래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라며 영국 맨부커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를 언급했다. 그는 “그때부터 강이가 특별한 의미를 가진 작가라고 생각했다”며 “다음 작품인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까지 5·18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4·3 사건이 연결되면서 국가의 폭력과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는 여린 인간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사랑이 끈끈하게 묻어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939년 전라남도 장흥 태생인 한승원은 장편소설 ‘아제아제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등을 집필한 원로 작가다. 당초 한강은 11일 오전 언론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기자회견은 하지 않았다. 한승원은 11일 자신의 작업실 해산토굴(海山土窟)을 찾은 기자들에게 “저는 딸에게 국내 문학사 중 하나를 선택해 기자회견장을 마련해 회견을 하라고 했지만 아침에 생각이 바뀌었더라”며 딸 대신 상황을 전달했다. 한강은 한승원에게 “러시아·우크라이나·이스라엘 등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모든 죽음이 실려 나가는 상황에서 ‘잔치’를 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승원은 “그새 한국 안에 사는 작가로의 생각이 아니라 글로벌적으로 감각이 바뀌어 있었다”며 대신 소감을 전하는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
내수부진 탓 '매파적 인하'…가계빚 부담에 내년 초에나 더 내릴듯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10.11 17:35:42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10% 정도 올랐고 금리를 5%포인트 이상 높였다”며 “우리나라는 금리를 3% 올렸는데 미국처럼 0.5%포인트씩 확 내리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우리는 금리를 3% 올렸다”며 “우리도 0.5%포인트 떨어지겠구나, 돈 빌려도 문제 없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영끌족(과잉대출자)’ 등을 향해 “기준금리 0.5% 시대는 다시 안 돌아온다”며 “‘갭투자’를 하려면 본인이 감당할 수 있을지 고려하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발언은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낮췄지만 앞으로 금리가 빠른 속도로 내려갈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 총재는 이날 금리 인하와 관련해 ‘매파적 인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10월 금통위 이전에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을 본 데이터가 9월 한 달치뿐이기 때문이다. 지난달의 경우 추석 연휴가 끼어 있었던 데다 통화 당국의 금리 인하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한은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금리 인하 시 상승하지 않겠느냐 이게 큰 걱정”이라며 “수도권 부동산 공급이 어떨지와 공사 비용 문제, 기저의 교육 문제가 복합적으로 관계돼 있어 정책 공조를 통해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은의 이 같은 ‘매파적 인하 기조’로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다음 달 금통위의 방향성과 관련해 금통위원들의 3개월 전망(포워드 가이던스)을 소개했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5명은 ‘향후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 3.25% 유지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이달 금리가 낮아지면서 나타나는 주택 거래량 변화와 부동산 시장의 기대 심리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또 미국 대통령 선거의 영향,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 급등 등 공급 충격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다음 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확률은 적으며 내년 상반기에나 0.5%포인트가량 더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에 대한 우려로 금리 인하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인하 폭은 0.25%포인트에 불과하고 내년 상반기에도 0.25%포인트씩 두 차례 정도만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물가 상승률이 (1%대로) 안정세를 보이면 실질금리가 높아지게 돼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 부담을 조정해야만 한다”며 “물가 안정 기조가 정착되고 가계부채도 정부가 원하는 수준에서 통제된다면 내년 말에 기준금리가 2.5% 수준으로 안정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총재 역시 “(향후 인하 속도는) 금융 안정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겠다”면서도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은 충분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금융 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다.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6조 2000억 원으로 전달(8조 2000억 원)보다 2조 원 감소했지만 언제든 다시 증가 폭이 커질 수 있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도 내년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2%를 기록했다. 승용차와 의류 등 재화 소비가 줄면서 민간소비는 0.2% 감소했다. 이 총재는 “가계대출 주담대는 2~3개월 전의 주택 거래량에 따라 후행하는 측면이 있어 7~8월 거래량을 기초로 보면 11월 주담대 증가 폭은 더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단기적으로 실수요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등 부작용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실기했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8월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는데도 가계대출이 10조 원가량 늘어난 것을 예상했는지 그분들에게 물어봐 달라”며 “기준금리 인하를 실기했는지는 1년 정도 지나서 평가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으며 이 때문에 실질적인 인하 효과가 덜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나 내수 수준을 봤을 때 지난번 금통위 때 금리를 내렸어야 한다”며 “한은이 실기를 했다고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
‘재정적자’ 프랑스, 대기업·고소득층에 28.5조원 증세
국제국제일반 2024.10.11 17:35:17심각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프랑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60조 원 상당의 공공지출을 줄이고 대기업과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30조 원에 가까운 세수를 거둬들이기로 했다. 1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 재정경제부는 이날 저녁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6.1%로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내년에 5%까지 줄이고 2029년 유럽연합(EU)의 기준치인 3% 이하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재경부가 마련한 예산안의 핵심은 공공지출 대폭 삭감과 ‘대기업·부자 증세’다. 재경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413억 유로(약 61조 원)의 지출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증세 규모는 193억 유로(약 28조 5000억 원)로 책정했다. 이 가운데 136억 유로(약 20조 1000억 원)는 기업들에서 걷는다. 2024·2025년 매출액 10억 유로 이상∼30억 유로(약 4조 4000억원) 미만인 대기업에 법인세를 20.6% 더 붙이고 30억 유로 이상인 기업에는 41.2% 할증한다. 이를 통해 약 400개의 프랑스 기업이 한시적 법인세 인상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경부는 3년간 초고소득자에 대한 한시적 증세를 통해 20억 유로(약 3조 원)를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1인 가구의 경우 소득 연 25만 유로(약 3억 7000만 원)를, 자녀가 없는 부부의 경우 50만 유로(약 7억 4000만 원)를 초과하는 납세 가구에 대해 최저 소득세율 20%를 적용한다. 이는 전체 납세자의 약 0.3%, 즉 전체 4070만 가구 중 6만 5000가구에 해당하며 올해분 소득에 대한 과세부터 시작해 2026년 소득까지 적용된다. 재경부 산하 로랑 생마르탱 예산담당장관은 “우리가 하는 600억 유로의 노력은 전례 없는 규모”라며 “나중에 고통스러운 선택을 피하려면 지금 용기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부유층의 해외 이주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무 전문가인 크세니아 르장드르는 “프랑스에서 부유층이 점점 더 낙인찍히고 있다”며 “그들 중 일부는 불안정성에 지쳐 결국 (프랑스를) 떠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발표한 예산안은 하원의 심사를 받게 된다. 다만 정부를 구성하는 중도 우파 진영이 하원 내 절대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예산안이 하원 문턱을 넘을지는 미지수다. 이 경우 정부는 헌법 제49조3항에 근거해 하원 표결 없이 예산안을 통과시킬 가능성도 점쳐진다. -
기생충·BTS이어 노벨문학상까지…韓, 문화강국 '화룡점정'
문화·스포츠헬스 2024.10.11 17:34:35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국 문화의 탄탄한 저력이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됐다.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수많은 K팝 가수 등 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한국 문화가 세계 주요 시상식장을 정복한 데 이어 클래식 음악과 순수문학 분야에서까지 위력을 떨치면서 한국이 ‘문화 선진국’을 넘어 ‘문화 최강국’의 자리로 성큼 뛰어오르고 있다. 11일 AP통신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반영한다”며 영화 ‘기생충’ 등 세계를 휩쓸고 있는 수많은 한국 문화와 콘텐츠를 집중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적 위상은 이제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높아져 세계 곳곳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72회 칸영화제에서 최고 권위의 황금종려상을 받고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면서 세계는 한국 문화를 집중 조명하기 시작했다. 당시 영화 속 명대사는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 2021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다. 시청 시간, 시청 가구 수 등의 분야에서 1위에 오르며 한국 콘텐츠의 위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이미 전 세계를 휩쓸고 있던 K팝이 화룡정점을 찍었다. 방탄소년단(BTS)이 2020년 ‘다이너마이트’를 발매하며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1위를 차지한 것. 이후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이 잇달아 빌보드 정상에 오르며 BTS는 2000년대 세계 최고의 팝그룹이 됐다. BTS 멤버인 뷔는 전날 한강의 수상 소식 기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며 “군대에서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BTS뿐 아니라 블랙핑크·세븐틴 등 다른 K팝 가수들도 세계시장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대중 예술이 쏘아 올린 ‘세계 최고’ 신호탄은 다른 예술 분야로 번져나갔다. 클래식에서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022년 밴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는 음반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그라모폰 뮤직어워즈’에서 2관왕에 올랐다. 김기민·박세은 등의 무용수들은 세계 최정상 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의 자리를 꿰차며 이름을 빛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은 대중 예술과 공연뿐 아니라 순수문학 분야에서도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에도 박상영·신경숙·김애란 등 많은 한국의 작가들이 최근 몇 년간 해외의 주요 문학상에 언급됐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으로 한국은 명실상부 문화 강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춘 셈이다. -
세계 휩쓰는 韓작가…이젠 국제문학상 '단골' 수상
문화·스포츠문화 2024.10.11 17:34:01“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노벨문학상에 한국 문학이 굉장히 근접해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이문열은 2014년 10월 15일 인천에서 진행된 한 북콘서트에 참석해 “우리나라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독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이문열이 예언한 한국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현실이 됐다. 한강의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 문학이 세계 주류로 올라선 것이 확실히 증명됐지만 그 징조는 오래전부터 감지됐다. 한강은 ‘채식주의자’로 이미 영국의 맨부커상(2016)을 수상했고 또 ‘흰’으로 맨부커상 최종 후보(2018)에 오른 것을 비롯해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상(2023)과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2024)을 받으며 세계 문학계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겼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는 “한강을 통해 한국 문학의 고유성이 세계 문학의 중심에서 보편적 질문으로 만들어지는 사례를 봤다”고 말했다. 우리 문학계에서 2000년대 이후 노벨문학상 잠재적 후보로는 고은 시인과 황석영 작가 등이 거론됐고 최근에는 김혜순 시인이 자주 언급됐다. 고은은 2002년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외신에 언급된 후 단골 후보로 거론되며 기대와 실망을 함께 받아야 했다. 황석영은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가 2005년 수상이 유력하다고 언급한 후보 중 하나다. 김혜순은 2019년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에 이어 올해 3월 시집 ‘날개 환상통’으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았다. 한국 문학의 세계 도전에서 터닝포인트는 역시 2016년 한강의 영국 맨부커상 수상이다. 이를 통해 한강의 소설은 28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총 76종의 책으로 출간됐다. 아쉽게도 뒤이은 맨부커상 수상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잇따라 최종 후보에는 오르면서 저력을 보여줬다. 올해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로 비롯해 앞서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2022)’와 천명관 작가의 ‘고래(2023)가 맨부커상 최종 후보로 이름을 알렸다. 또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2022년 맨부커상 1차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지난달 메디치상 1차 후보에도 포함됐다. 한편으로 정보라의 ‘저주토끼’는 맨부커상을 받지 못한 설움을 지난해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올해 3월 ‘저주토끼’의 독일어판 번역가 이기향이 독일 라이프치히도서전에서 번역서 부문을 수상함으로써 다소나마 풀었다. 우리 작가가 직접 외국어로 쓴 작품이 해외에서 문학상을 받은 사례도 있다. 올 8월 미국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을 받은 이미리내의 장편소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이 대표적이다. 그는 한국에서 초중고를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해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후 홍콩에 거주하며 한국어와 영어로 습작을 병행했다고 한다. 노벨문학상이 발표된 10일(현지 시간)에는 김주혜 작가가 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로 러시아 최고 문학상인 ‘톨스토이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곽효환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연간 해외에서 번역 출판되는 한국 문학 작품이 200종을 넘어섰고, 수십만 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나오고, 선인세 2만 달러의 작가군이 10명이 넘는다”며 “또한 문학상 수상으로 작가의 지난 작품이 해외에서 출판되고 전문지 비평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軍시설 타격 '중간 강도'…이스라엘, 이란 보복 수위 가닥
국제국제일반 2024.10.11 17:33:21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임박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화 통화 이후 보복 수위에 대한 의견이 조율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로서는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는 ‘중간 강도 수준의 보복’에 그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1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전화 통화 이후 양국은 중동 지역의 전략적 도전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슷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통화가 1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 이후 이어진 양국 간 대(對)이란 보복 논의의 절정이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복 수위를 놓고 입장 차를 보여온 양국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다음 주 중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당초 갈란트 장관은 이달 9일 미국을 방문해 해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방문 직전 계획을 연기하면서 만남이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공군의 공격 능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직접적인 교전을 일단락 짓는 신호를 보내는 선에서 보복 수위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거론됐던 핵 시설이나 정유 시설 타격보다는 군사 시설을 겨냥하는 ‘중간 강도’의 보복 시나리오를 선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란의 대응 수위가 관건이다. 이란은 여러 채널을 통해 이스라엘이 공격할 경우 재보복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복수의 중동 당국자를 인용해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을 포함한 중동 산유국들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영토나 영공 통과를 허용한다면 이란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 국가는 미국 측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시 자국의 영공 사용을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국가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만큼 자칫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중동 전문가 조너선 패니코프는 “(미국이) 이스라엘이 신중하고 세밀하게 조정된 대응을 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에서 걸프 국가들의 우려가 핵심적인 고려 사항이 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보복이 핵 시설을 향할 경우 핵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정치 고문인 라술 사나에이라드 준장은 앞서 “일부 정치인들은 벌써 (이란의) 핵전략 정책 변화 가능성을 제기했다”며 “그런 행동(이란 핵 시설 공격)은 지역적으로나 세계적으로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
인고의 역사가 만든 문제의식…'언어장벽' 넘어 공감 끌어냈다
문화·스포츠문화 2024.10.11 17:33:16한강의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에 전 세계의 찬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변방’에 머물러 있던 한국 문학이 어떻게 세계 문학의 중심에 설 수 있었는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은 K팝·K드라마·K무비 등이 글로벌 대중문화를 주도해왔지만 순수문학은 주변에 머무르며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국내외 문화계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깜짝 놀랄 만한 뉴스로 보면서도 한국 문학이 K컬처 성공의 원초적인 힘으로 작용해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중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많은 작품이 소설을 원작으로 탄생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모스크바영화제에서 고(故) 강수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아제아제바라아제’도 한강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일제강점기, 6·25전쟁, 남북 분단,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4·3 사건을 비롯한 근현대의 굵직한 사건 등 인고의 역사는 한국 문학과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화수분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문학은 한국 사회를 주도하고 이끌어갔던 원동력이었다. 한국 역사의 굵직한 사건을 소재로 다룬 문인들은 부조리한 역사를 세계에 알리며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했다. 한강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한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한강은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며 작품마다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고 밝혔다. 한강의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은 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 등 한국의 근대사를 다룬다. 과거 리얼리즘 작가들의 어법이 아닌 한림원의 표현대로 ‘강렬한 시적인 언어’로 표현한 점이 오히려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한강에게 세계적 인지도를 안겨준 ‘채식주의자’마저도 일제 강점과 군사 정권 등으로 인해 내면화된 우리 안의 폭력성을 은유한 것이라 해석이다. 소설가 황석영, 시인 고은 등 사회성 짙은 기성 작가들이 쌓아둔 토양을 발판 삼아 성장한 젊은 작가들이 세계 문단의 흐름에 눈높이를 맞추며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유려하고 개성있는 스타일로 표현해낸 것도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온 배경으로 꼽힌다. 어경희 예일대 동아시아어·문학 교수는 “젊은 작가들의 경우 세계 문단의 뚜렷한 경향성인 소수자 의식, 젠더 문제 등에 대해 이미 국제적인 감각을 갖추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인종적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이 뭉툭한데 이를 또 한국인과 한국계 작가들이 첨예한 감각으로 다루고 있다”고 평했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번역의 중요성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한강의 소설이 맨부커상을 시작으로 노벨상까지 수상하기까지는 영국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의 공로가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감독상을 수상할 당시 “1인치라는 자막의 장벽만 넘으면 더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언어는 실제로 오랫동안 한국 문학에 장벽이 됐다. 기라성 같은 한국 작가들의 소설이 해외에 진출해서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다. 한강의 대표 소설 ‘채식주의자’의 경우 해외에 처음 출간될 당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번역가인 스미스가 한글로 쓰인 문장을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한국어에서만 쓰이는 독특한 특성을 지키는 데 주력한 덕분이다. ‘형’ ‘언니’ ‘소주’ 등의 단어를 발음 그대로 번역한 것도 소설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형진 숙명여대 영문학부 교수는 “한강의 작품은 번역된 언어가 영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 등 소수에 불과하다”며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언어 번역으로는 크게 적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어 교수 역시 “이미 해외에도 그간 번역가들의 노력으로 이광수의 ‘무정’, 염상섭의 ‘삼대’ 등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은 거의 다 번역이 됐다”며 “이제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알려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외 출판 기회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출판사의 번역 출판 지원 사업 신청 건수는 281건으로 전년(209건) 대비 34% 늘었다. 이는 2019년(97건)과 비교하면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영어 번역의 경우 2019~2023년 전체 출간 지원 건수 115건 중 시가 절반이 넘는 56건으로 가장 많았고 소설(45건)이 뒤를 이어 시와 소설의 비중이 90% 이상에 달했다. -
고려아연 청약 초과시 안분비례…어느쪽 유리한지 따져봐야[시그널]
증권IB&Deal 2024.10.11 17:32:00고려아연(010130)의 공개매수는 청약 물량이 목표 물량을 초과할 경우 안분비례가 적용된다. 매수자 측이 청약 물량 모두를 사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변수가 많다. 투자자 입장에서 궁금한 부분을 Q&A 형태로 짚어봤다. Q: 영풍(000670)·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양측은 각각 최대 매집 수량을 14.61%(약 300만 주), 20.0%(약 410만 주)로 제시했다. 만약 전체 청약 물량이 이를 넘으면 어떻게 되나. A: 안분비례가 적용된다. 기본 원리는 양측이 같다. 공개매수 최대 물량을 100주 제시했는데 총 200주가 청약된 상황을 가정해 보자. 개인주주가 10주를 청약했을 경우 안분비례 제도에 따라 5주(10주X100/200)만 공개매수 측에서 사들이게 된다. 나머지 5주는 주주에게 입고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 안분비례 후 소수점이 발생했을 경우 주관사의 결정대로 매입 방식이 결정된다. 증권사들은 기본적으로 오사육입 제도(0.6부터 1주 배정)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수점을 무조건 절상해 사들일 수도 있다. 만약 300주가 청약됐을 경우 오사육입 제도 적용 시 3주(10주X100/300)를 사들인다. 하지만 현재 양측의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한 만큼 소수점을 절상해 4주를 사들일 가능성이 더 높은 편이다. 이 경우 나머지 6주는 다시 주식으로 입고 된다. 그런 만큼 투자자들 간 청약 확률이 높은 곳을 찾는 눈치 싸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Q: 실제 안분비례가 적용될 가능성이 큰가. A: 현재 장내에서 유통되는 고려아연 지분율은 2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연기금들이 청약에 나서면 이 지분율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영풍·MBK는 매수 예정 물량이 302만여주(14.61%), 최윤범 회장은 414만여주(20.0%)다. 가령 영풍·MBK 쪽에 청약 물량이 302만여주가 넘게 되면 안분비례가 적용된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20%대 초반 물량 중 14.61%가 넘는 물량이 영풍·MBK쪽에 청약을 신청해야 된다는 뜻이다. 변수가 많아 어느 쪽에서 안분비례가 적용될 지 예단은 어렵다. Q. 영풍정밀의 경우는 어떤가 A. 영풍정밀은 매수 물량의 차이가 있다. 최 회장 측은 최대 393만7500주(25%)이고 MBK는 684만 801주(43.43%)이다. 공개매수가는 5000원 더 높지만 최 회장 측에 청약될 확률이 조금 더 낮다. 공개매수가 끝나고 나면 고려아연은 50만원대, 영풍정밀은 9000원대의 주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본인이 리스크를 짊어져야 한다. Q.공개매수에 청약하면 언제 현금을 받을 수 있나 A.공개매수 종료 후 3영업일째인 17일(영풍·MBK측), 28일(고려아연측)에 본인 증권 계좌로 현금이 입금된다. 단 주식 매입 후 이틀 뒤에 입고되기 때문에 10일까지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으면 MBK의 공개매수에는 참여가 불가능하다. MBK측은 NH투자증권, 최 회장 측은 KB증권이 청약 업무를 담당한다. 만약 영풍·MBK 측에 청약 후 남은 물량을 고려아연 측에 추가 청약하려면 KB증권에 주식을 옮겨두면 된다. 주식을 옮기는 작업은 시차 없이 당일 바로 처리된다. -
해리스, 23일 CNN 타운홀 행사 …트럼프는 거부
국제정치·사회 2024.10.11 17:31:57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차 토론 대신 생방송 대담에 나선다. 10일(현지 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이 이달 23일 CNN 타운홀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음 달 5일 예정된 대선을 약 2주 앞둔 시점이다. 해리스 캠프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기회를 환영하고 23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생중계되는 CNN 행사 초대를 기꺼이 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제안을 거부했다. CNN은 당초 23일 두 후보의 2차 TV 토론을 제안했다. 해리스는 긍정적 반응을 보인 반면 트럼프는 이미 투표가 시작됐다는 이유를 들어 추가 토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양 후보는 지난달 10일 ABC 방송 주관의 첫 TV 토론에 나섰다. 당시 해리스는 트럼프의 약점을 파고들어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은 CBS와 CNN 등 기성 매체를 포함해 팟캐스트 등에 출연하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폭스뉴스 등 보수 매체와 인터뷰를 갖는 등 양측이 여론전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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