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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스토리] 신영 밸류고배당펀드

■ 배당+저평가 종목 투자로 꾸준한 수익<br>배당수익률 아무리 높아도<br>주가 싸지 않으면 편입 안해<br>설정 후 누적수익률 437%



우유를 얻으려면 암소를 키우고 계란을 얻으려면 암탉을 키우고 ○○○을 타려면 주식을 사라. 과일을 따려면 과수원을 하고 꿀을 얻으려면 양봉을 하고 ○○○을 타려면 주식을 사라. 젖소는 짜낼 수 있는 우유만큼, 암탉은 낳을 수 있는 달걀만큼, 주식은 받을 수 있는 ○○○만큼 가치 있다.

빈칸에 공통으로 들어갈 단어는 무엇일까. 정답은 '배당금'이다. 투자가치론의 저자 존 버 윌리엄스는 주식의 가치는 수익이 아니라 배당금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주식을 매입하지만 그것은 단지 희망일뿐, 투자자가 주식을 매입하면서 주가 상승과는 무관하게 기대할 수 있는 보상은 발행기업이 미래에 지급할 현금흐름, 즉 배당이라고 봤다. 그는 "당신이 주식을 매입한 대가로 얻을 수 있는 것만큼 해당종목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가 저금리, 저상장 시대에 진입하면서 배당주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찬바람 불기 전 사서 배당 후 판다'는 게 정석이던 배당주투자 전략도 '한철 투자'에서 벗어나 장기투자로 변화하고 있다.

"격세지감이죠." 오는 26일 설정 10주년을 맞는 신영자산운용의 밸류고배당펀드를 운용중인 박인희(사진) 주식운용2팀장은 배당주 인기를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2010년 허남권 자산운용본부장으로부터 바통을 넘겨 받아 밸류고배당펀드를 운용중인 박 팀장은 "지난해부터 저금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위기의식이 확산되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가 배당주에 대한 인식 전환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밸류고배당펀드는 지난 2003년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 436.95%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한 달부터 1년, 2년, 3년, 5년 등 구간별 누적 수익률을 뜯어보면 단 한번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수익률 1위를 기록한 적이 없지만 꾸준히 시장을 이기는 투자를 해왔다. 들쭉날쭉한 대박보다 안정적인 중박을 강조한 게 뛰어난 10년 누적수익률을 만들어 냈다.



밸류고배당 펀드는 '지속가능한 배당수익률'과 함께 '싼 종목'이라는 두 개 조건을 편입 기준으로 삼는다. 말은 간단하지만 이 두 요건을 만족하는 종목을 찾기란 쉽지 않다. 박 팀장은 "국내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없을 때부터 관련 종목 리서치에 투자했고, 미리 싼 값에 해당 종목들을 선점해 400여개가 넘는 종목 유니버스를 구축해 놓았다"며 "해당 종목의 배당 수익과 함께 저평가 요인 해소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해 수익률을 제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배당수익 6~7%를 받으면서 재평가될 때까지 투자하는 게 좋을 것'으로 판단되는 종목에 장기 투자하는 게 핵심 전략인 셈이다. 반짝 실적으로 일회성 고배당에 그치는 종목은 단기수익 매력이 있어도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는다. 장기투자에 방점을 찍다 보니 펀드의 연간 매매회전율도 다른 국내주식형펀드들의 4분의 1 수준인 50~60%대로 낮게 유지되고 있다. 높은 배당률과 저평가 요건을 만족시켜 장기 투자한 대표적인 예가 신도리코다. 박 팀장은 "신도리코는 주가가 5만원일 때 투자를 결정했는데, 당시 높은 배당수익률과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돼 있었다"며 "이후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경쟁력을 입증했고 현재 주가도 7만원대로 올랐다"고 말했다. 주가 5만원 시절 5%대 배당수익을 거뒀고, 현재 2%대 배당수익을 보이고 있지만 그동안 주가 상승으로 차익을 얻으며 배당수익 하락분을 상쇄한 것이다. 신도리코는 올해 1월 말 기준 밸류고배당펀드 편입 상위 10개 종목에도 여전히 이름(2.63% 편입)을 올리며 7년 넘게 포트폴리오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장기투자가 기본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과감한 종목 스위칭도 이뤄진다. 올 1월 말 기준 2.5%이던 KT를 전량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 게 대표적이다. 박 팀장은 "지난해는 KT 비중을 5% 넘게 가져갔지만 연말에 고객유치 추이 등을 고려해 SKT(3%)와 LG유플러스(5%)로 종목을 전환했다"며 "다만 KT는 현 주가 수준에서 5%대 배당수익이 여전히 매력적인 상황인 만큼 연말에 다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밸류고배당펀드는 강세장에서 무리하지 않고 약세장에서 실력을 발휘해 수익을 지키는, '안정적으로 벌어서 안정적으로 지키자'는 철학을 갖고 있다"며 "당장 남들보다 10%, 20% 더 버는 데 욕심내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철학 덕에 중위험 중수익을 표방하지만 10년 누적 성과는 중위험 고수익이 되었다"며 "판매사 입장에선 마음 편하게 판매할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마음 편히 투자할 수 있는 펀드"라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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