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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월1일] 평화집회·시위문화의 정착

지난해 여름 서울의 한복판은 무법천지였다. 복면을 쓴 시위대가 경찰관에게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르는 것은 물론 염산을 투척하고 쇠구슬을 넣어 새총을 발사했다. 영화 속에서도조차 보기 힘든 이 광경은 우리나라 시위문화의 현주소가 어디인가를 보여주는 실제 상황들이었다. 법치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불법폭력시위가 난무하고 폭도와 같은 시위대가 활개를 치는 상황은 대다수 선량한 국민들을 한없이 불안하게 만든다. 왜 이처럼 대한민국이 ‘시위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을까. 첫째, 우리나라의 폭력적 시위문화는 민주화 과정에서 수단의 불법성을 간과했던 경험이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직도 이념 속에 매몰된 일부 좌파 진보세력들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박은 채 폭력으로 무장하고 오히려 공권력을 폭력으로 매도하면서 그들의 행동을 저항권이니 직접민주주위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말만 앞세우고 뒤탈을 우려해 업무 집행에 소극적인 행태를 되풀이하는 공권력도 문제다. 이는 참여정부 시절 노동계와 진보단체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처했던 당시 경찰청장을 경질시킨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집시법은 거의 사문화돼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일으켰고 법의 존엄성마저 훼손시키는 잘못된 관행을 정착시켰다. 불법ㆍ폭력시위자에게 관용을 베푼다거나 체포를 포기하는 것은 사실상 공권력을 포기하고 공권력에 대한 도전을 허용하는 것이다. 셋째, 불법집회와 시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없는 제도적 미비점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심 교통을 방해하는 집회와 거리행진 제한, 복면 금지 등 불법시위 예방을 위한 제도가 미흡하다. 특히 불법시위의 증거를 확보하고 익명성을 활용한 폭력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 시위대의 복면 착용은 금지돼야 한다.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된 민주주의로 가기 위해서는 폭력시위가 성역화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 폭력은 폭력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현재 우리의 잘못된 시위문화를 바로잡지 않고 평화적인 시위문화를 정착시키기 못한다면 경제규모가 아무리 커지더라도 선진민주국가가 되는 것은 요원하다. 최근 국회에서는 우리의 잘못된 집회ㆍ시위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돼 통과를 앞두고 있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는 ‘파업천국’ ‘시위공화국’이라는 불명예 딱지를 떼어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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