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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쉬에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부원장

■ 서울포럼 2013<br>중국 지식경제 단계 진입… 대학생 10명 중 9명 창업 꿈꿔<br>정부가 나서 창업 독려… 최신 기술 투자도 활발<br>한국 학생 취업만 관심… 기업가정신 퇴조 우려


"중국에서는 오랫동안 기업가정신이 설 자리가 없었습니다. 수십년간 계획경제체제를 겪은 탓이죠. 하지만 중국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과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 회장이 10년 후 중국인의 온라인 쇼핑 규모가 전체 소비의 50%를 차지하느냐를 두고 내기를 걸 정도입니다."

류쉬에(劉學ㆍ사진)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부원장은 30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3' 강연 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알리바바와 완다는 중국 유통업과 부동산 업계 등을 주름잡고 있는 대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내기를 할 만큼 중국 경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사회 전반에 폭발적으로 퍼지고 있는 기업가정신이 자리잡고 있다. 류 부원장은 "지금 중국의 경우 조금 과장해서 대학생 10명중 9명이 사장이 되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성균관대에서 종종 강의를 하는데 절대 다수의 학생이 졸업 후 대기업ㆍ정부기관 등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어한다"며 한국의 기업가정신 퇴조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류 부원장이 인터뷰에 앞서 강연에서 소개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수십년간 계획경제체제에서 기업가정신이 자라날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다. 하지만 1980~1990년대 정부가 농지와 국유기업 등을 제한적으로나마 사유화하면서 기업가정신이 싹틀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그는 이를 "정부가 가진 토지ㆍ광산ㆍ기업 등의 경영권과 민간이 보유한 자본ㆍ기술ㆍ기업가정신을 맞교환한 덕분"이라고 표현했다. 교환 과정에서 소득 양극화나 부패 등의 문제점이 있었지만 덕분에 경제성장의 기초가 만들어졌다는 게 류 부원장의 견해다.

그는 "이후 싹트기 시작한 중국의 기업가정신은 정부와 시장의 상호작용에서 생겨났다"며 "이 같은 특수성 탓에 정부정책 변동, 시장 움직임 등의 환경 변화에 강하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의 중소 벤처기업에 비해 출발이 늦고 기술적으로 다소 뒤처졌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규제나 여전히 미비한 지적재산권 관련 제도도 장애물이다. 이와 관련해 질문을 던지자 류 부원장은 "중국 정부도 그런 문제를 잘 알고 있고 다행히 과거보다는 정부와 시장의 역할을 철저히 구분하면서 지나치게 시장에 간섭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각 지방정부마다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창업을 장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베이징의 벤처 집결지인 '중관춘(中關村)'에서는 벤처기업에 면세 혜택이나 업무 공간 등을 지원한다.

류 부원장은 중국 경제가 이미 노동력이나 대량생산이 아닌 창조산업ㆍ지식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지식경제'의 단계에 진입했다고 봤다. 본격적인 지식경제 시대에 접어드는 시기를 언제쯤으로 예상하느냐고 묻자 류 부원장은 "중국은 시장 자체가 너무 큰 데다 부동산ㆍ농업ㆍ광업 등의 비중이 아직 상당히 높다"며 "정확히 몇 년 후로 콕 집어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류 부원장은 "중국의 인터넷 쇼핑몰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이동통신, 모바일 금융 서비스 같은 분야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 3D 프린터 같은 최신 기술에 대한 투자나 연구가 매우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류쉬에 부원장은

베이징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선양약학대 경영대 학장을 거쳐 현재 광화관리학원 부원장과 전략연구소 주임을 겸임하고 있다. 전략적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리더십 등 분야의 전문가로 영국 서섹스대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한편 광화관리학원은 설립 20년이 넘는 중국 내 최고의 경영대학으로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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