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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실적·환율 3중 악재에 썰물… 국내 증시 '글로벌 왕따'

미국·유럽·일본 등 일제 기지개 불구<br>외국인 이틀새 1조 가까이 팔아치워<br>세계경기 꿈틀… 내달 중순 회복 점쳐



올 들어 미국과 유럽ㆍ아시아 주요 증시들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증시만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기업들의 실적 우려, 엔저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 같은 상황은 엔저 우려와 외국인 수급불안 등이 진정되는 다음달 중순께부터 서서히 바뀌어 글로벌 증시와 보조를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98포인트(0.36%) 하락한 1,939.71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30일(1,932.9포인트) 이후 약 두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삼성전자(-9.86%)와 현대차(-9.15%) 등 국내 증시의 대표주들은 이달 들어 10% 가까이 떨어졌다.

국내 증시와 달리 글로벌 주요 국가는 올 들어 예외없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최근 1만3,800포인트까지 올랐다. 지난 9일부터 하루를 제외하고 꾸준히 상승하더니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2007년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최근 2,330포인트 수준까지 올라섰다. 최근 2개월 동안 무려 18%가량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최근 1만900포인트를 회복하며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고 싱가포르 STI도 올 들어 3%가량 오르며 글로벌 증시 회복세에 동참했다. 유럽 역시 영국 FTSE100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가 올 들어 각각 6.5%, 3.7%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증시의 회복기미가 뚜렷한 가운데 한국 증시만 소외된 것은 한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10곳이 제시한 우리나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실질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3%에 불과했다. 노무라증권과 도이체방크는 GDP 성장률이 2.5%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애플의 실적 쇼크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기업들의 지난해 4ㆍ4분기 실적 전망치는 2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10월 예상했던 수준(26조2,000억원)보다 11%가량 하향 조정됐다.

원화 강세와 엔저 현상으로 주요 수출 기업들의 성장성이 우려되는데다 글로벌 펀드운용사 뱅가드의 국내 증시 이탈 등 수급적 문제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은 일본의 엔저 현상으로 수출품목이 겹치는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 최대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뱅가드가 벤치마크를 변경하면서 오는 7월까지 매주 4,0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수급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담당 이사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우려와 원고ㆍ엔저 현상, 뱅가드 매물 등이 겹치며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와는 동떨어진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외국인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만 1조7,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를 이탈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홍콩과 싱가포르의 38개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한 결과 대다수 투자가들이 한국 투자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며 "한국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데다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강도도 약해 중국ㆍ동남아시아는 물론 일본보다 매력적이지 않은 것으로 여기며 '비중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투자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은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 역시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경기회복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양 이사는 "중국의 지난해 4ㆍ4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7.9%를 기록했고 미국 역시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ㆍ중국 등의 글로벌 경기가 완만하게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 증시도 다음달 중순 이후로 회복기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엔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다 뱅가드 매물 우려도 약화돼 외국인의 수급여건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뱅가드가 한국 증시에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쟁업체인 블랙록의 신흥국 ETF 등이 국내 주식물량을 일정 부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또 일본은행에서 시장의 전망을 넘어서는 유동성 강화 정책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엔화의 추가 약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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