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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 카우리스마키 단편영화 '록키 6'

'미국식 영웅주의'에 대한 조롱'죄와 벌'과 함께 상영되는 '록키 6'은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이 1986년에 만든 단편(8분)이다. 미ㆍ소가 냉전이 한창이던 그 시절, '록키'는 하나의 신화였다. 고난에 찬 밑바닥 인생이건만 꺾이지 않는 꿈과 불굴의 의지, 그리고 주먹 하나로 전세계를 평정해 버린 그는 하루하루 힘겹게 삶을 영위해나가는 우리들에게 한마디로 영웅 그 자체였다. 미국의 적이기에 전세계의 적이어야 했던 그 무시무시한 소련도 그의 주먹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고, 그가 선사하는 무한한 승리감과 쾌감에 전세계가 도취되어 있었다. 록키는 그런 분위기를 몰아 5편까지 위세당당하게 만들어졌다. 아키감독은 시들해진 '록키'시리즈를 단편 '록키 6'으로 미국식 영웅주의를 한껏 조롱한다. '록키'의 타이틀곡의 경쾌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성조기 팬츠를 입은 앙상한 몸매의 록키와 적어도 그 세배는 되 보이는 소련의 이고르가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찍는다. 넘어지고 넘어져도 또다시 일어나는 불쌍한 록키! 눈이 찢어지고 코피가 터지며 피투성이 만신창이가 되어도 영웅은 절대로 쓰려져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아키는 영웅신화를 한 주먹에 파괴해버린다. 록키는 이고르의 주먹에 링 밖으로 나가떨어진다. 결국 천하의 록키도 링 바닥에 철퍼덕 얼굴을 처박은 채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고 들것에 실려나간다. 감독, 각본, 편집, 그리고 배우까지 거뜬히 소화해내는 재주꾼 아키는 영화음악도 자신이 직접 선택해서 편집하고 믹싱까지 한다. 영화를 만들 때 좋아하는 일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그의 단편들은 모두 한편의 뮤직비디오 같다. 특유의 유머로 미국문화의 자존심을 맘껏 조롱하고 패러디한 '록키 6'은 말할 것도 없고 탈옥을 다룬 6분짜리 '철망을 뚫고'의 주인공은 흘러나오는 영화음악을 가로채 아예 립싱크를 하기도 한다.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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