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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치료 돌파구 우리가 연다"
입력2001-01-15 00:00:00
수정
2001.01.15 00:00:00
"에이즈치료 돌파구 우리가 연다"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과 한국계 교포 2세가 '20세기의 천형'으로 불리는 에이즈(AIDS) 정복의 돌파구를 열어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포항공대 생명과학과의 벤처기업인 '제넥신'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피터 김'(한국명 김성배ㆍ생물학) 교수.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3,400만명이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돼 있으며, 그 숫자가 매년 20~30%씩 증가하고 있다. 에이즈 감염자와 감염 위험층 인구는 오는 2005년 3억명에 이를 전망. 이에 따라 예방백신 및 치료제의 세계 시장도 10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제넥신과 김 교수의 연구개발 성과와 앞으로의 상업화 구상에 대해 알아본다.
◇제넥신=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성영철 교수팀이 개발한 '에이즈 DNA백신'의 상업화를 목적으로 설립한 벤처기업. 이 백신은 지난 99년 말 독일 영장류동물센터(DPZ)에서 실시한 원숭이실험에서 4~20주만에 에이즈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 주목을 받았다.
국내 임상시험이 어려워 현재 독일 전문업체를 통해 동유럽 국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내년 중 현지 보건당국으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넥신은 국내 투자선인 동아제약에서 백신을 제조해 동유럽 지역에 수출하는 한편, 다국적 제약업체와의 제휴 등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승인을 받기 위한 국제적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HIV 유전자 중 독성을 가진 유전자 조각을 없애고 면역기능이 활성화되도록 한 뒤 벡터(운반체)에 넣어 만든 이 DNA백신을 인체 세포에 주입하면 면역세포인 T세포가 활성화돼 HIV와 싸우게 된다.
T면역세포는 기억시스템을 갖고 있어 항원으로 유도된 단백질을 한번 인식하면 나중에 HIV가 침입했을 때도 활성화돼 방어면역 기능을 발휘한다.
◇피터 김= HIV의 인체세포 침투 메커니즘을 밝혀낸 데 이어 HIV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치료물질 '5-헬릭스'를 개발했다. 그는 자신이 설계한 5-헬릭스에 대한 시험관실험 결과 이 같은 기능을 확인했으며, 그의 논문은 최근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 호에 실렸다.
김 교수는 3년 전 HIV가 작살처럼 생긴 단백질(gp-41)로 인체의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 융합, 정상적인 세포를 감염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5-헬릭스는 이 같은 HIV 표면 단백질구조를 컴퓨터 등으로 해석한 뒤 이를 무력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최첨단 분자의약품. 시험관실험 결과 5-헬릭스는 작살의 취약 부위에 달라붙어 무력화 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기존의 에이즈치료제가 세포에 침투한 HIV만을 죽이는데 비해 5-헬릭스는 HIV가 세포 속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근본적으로 예방해주고, 에이즈 환자라 하더라도 바이러스가 몸 전체로 확산되지 않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5-헬릭스는 여러 변종 바이러스에 모두 효과를 나타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말 세계 굴지의 제약업체인 머크사의 부사장 겸 연구개발 총책임자로 임명됐으며, 원숭이를 대상으로 5-헬릭스에 대한 동물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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