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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기준금리 석달째 동결

G20·환율전쟁에 휘둘리는 거시정책<br>원·달러환율 급락 불구<br>G20의장국 '짐'에 눌려 외환시장 개입 엄두 못내<br>금리정책 마저 손발 묶여 급등하는 물가도 외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글로벌 환율전쟁에 치여 우리의 금리ㆍ환율 등 거시정책이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외환정책은 G20 회의를 앞두고 '개입'이라는 오명(汚名)을 쓸까 봐 정공법을 사용하지 못한 채 빙빙 둘러만 가고 있다. G20 의장국이라는 지위에 가위 눌려 있는 형국이다. 외환정책의 손발이 묶이다 보니 통화정책으로 환율을 받쳐야 하고 결국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한 채 본연의 역할인 물가안정을 '방치'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금융과 실물을 이어줘야 할 금리와 환율이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정책)가 외생변수로 비틀리고 있는 셈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기준금리를 연 2.25%로 또다시 묶었다. 벌써 석 달째 동결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간담회에서 "국제금융 상황이 굉장히 절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어려움''고민'이라는 수사(修辭)를 거듭 사용했다. 그러면서 이번 동결을 '고뇌에 찬 결정'이라고 했다. 물가와 관련된 서민들의 아우성을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환율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해달라는 '읍소'였다. 그의 발언은 우리 정부가 처한 정책의 한계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올 들어 외국인 자금이 70조원 넘게 들어오면서 기준금리를 올려도 채권금리는 떨어지는 기형적 상황을 맞고 있지만 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 밀물처럼 몰려드는 외인자금과 양적완화를 필두로 한 각국의 환율전쟁 속에서 원화환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제대로 된 개입을 단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G20이라는 무거운 짐을 진 탓이다. 이렇게 몸을 사리는데도 이웃나라에서는"한국은 외환시장에 수시로 개입하고 있다. G20 의장국으로서의 역할을 추궁 당할 것(간 나오토 일본 총리)"이라며 딴죽을 건다. 외환 당국의 손발이 묶이자 통화 당국은 손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외국인 자금은 더욱 쏟아져 들어올 것이고 환율은 당장이라도 1,100원 아래로 내려갈 것이다. 김 총재가 이날 "지난 9월 소비자물가가 3.6%지만 농산물을 제외하면 2.9%에 그친다"고 억지에 가까운 말을 한 데도 이런 고민이 묻어 있다. 당국이 묶이면서 시장의 왜곡은 심해지고 있다. 환율은 이날 1,110원90전까지 미끄러졌다. 산업활동지수는 환율하락과 맞물려 내리막의 기울기가 가팔라지고 있다. 금융에서는 외국인의 힘 때문에 뜻하지 않은 거품이 만들어지고 실물은 환율 파고에 신음하고 있는 모습, G20과 환율전쟁이 잉태한 어두운 그림자는 이렇게 조용하지만 무섭게 우리를 휘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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