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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영 "골프 그만둘까도 했어요"

■ 하나외환 챔피언십 최종<br>연장 접전끝 서희경 꺾고 정상<br>119번째 도전만에 LPGA 첫승

우승트로피에 입 맞추는 양희영. /사진제공=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양희영(24ㆍKB금융그룹)이 하나ㆍ외환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생애 처음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유일의 LPGA 대회인 이 대회에서 한국선수가 우승한 것은 3년 만이다.

양희영은 20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GC 오션 코스(파72ㆍ6,364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정규라운드를 서희경(27ㆍ하이트진로)과 공동 선두(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마친 양희영은 첫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군단은 2011년 청야니(대만), 지난해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에 내줬던 홈 대회 우승컵을 3년 만에 탈환했다. 2002년 시작돼 12차례 열린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는 8승째를 수확하며 강세를 뽐냈다.

2008년부터 LPGA 투어에 진출했지만 우승 없이 준우승만 4차례 기록한 양희영은 생애 첫 우승을 한국에서 일궈내 곱절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상금은 28만5,000달러.

이날 막판까지 우승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세영(20ㆍ미래에셋)이었다. 양희영과 서희경은 17번홀까지 중간합계 8언더파를 기록, 9언더파의 김세영에 1타가 뒤졌다.

상황은 18번홀(파5)에서 돌변했다. 서희경이 5m 남짓한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김세영과 동률을 이루며 먼저 경기를 끝냈다. 김세영과 동반한 양희영 역시 18번홀에서 4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서희경과 동률을 이뤘다. 압박을 받은 김세영은 이 홀에서 1타를 까먹고 말았다.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 깊은 러프 쪽으로 보낸 게 화근이었다. 세 번째 샷마저 짧아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2m 정도의 파 퍼트를 실패하면서 연장전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승부는 18번홀에서 벌어진 첫 번째 연장전에서 판가름 났다. 양희영과 서희경은 나란히 세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다. 서희경의 내리막 6m 퍼트가 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간 뒤 양희영은 약 4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환호했다.

11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서희경은 지난주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장하나(21ㆍKT)에 우승컵을 내준 데 이어 연속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국내 3승을 올리며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김세영은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아쉽게 놓쳤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통할 만한 경기력을 확인시켰다.

재미교포 미셸 위(24ㆍ위성미)는 모처럼 선전을 펼쳐 1타 차 공동 3위를 차지했다. LPGA 투어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박인비(25ㆍKB금융그룹)를 추격중인 지난해 대회 우승자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도 공동 3위로 마쳤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공동 28위(이븐파)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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