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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Srart Up] 전직시스템 갖춰 감원태풍 맞선다

대우車.포스틸등도 도입… 노사갈등.사기저하 해소 >>관련기사 전세계가 경기침체와 맞물려 감원태풍에 휩싸이고 있다. 정보통신분야를 중심으로 한 감원바람은 전업종에 걸쳐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고용조정과 맞물린 퇴직자에 대한 체계적인 인력관리시스템의 도입이 기업경영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연공서열의 '평생직장' 개념보다는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평생직업'에 더 무게가 실리면서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전직지원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최근 노동부는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가 이직자를 대상으로 전직지원 계획을 수립할 경우, 소요비용의 절반(대기업은 3분의1)을 지원키로 하는 내용의 정책을 마련했다. 전직지원센터 시설 및 사무기기 임차료, 지원ㆍ관리 인력의 인건비, 상담 및 창업설명회 등 프로그램 운영비 등을 지원하게 된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많은 기업들은 대대적인 구조 조정을 실시하면서 고용불안으로 인한 사기 저하, 노사 관계 악화, 과다한 퇴직금 지급 등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처럼 퇴직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후유증에 대한 고민이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처럼 '전략적 퇴직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략적 퇴직관리'는 기존의 일방적인 퇴직 관행에서 벗어나 회사측이 명확한 고용 기준을 바탕으로 직원으로 하여금 퇴직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회사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직원을 자연스럽게 내보낼 수 있으며 직원들은 자신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 재취업이나 창업 등 전직(轉職)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퇴직 시스템은 구조 조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근시안적으로 이뤄져 해당 직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고 결국 노사간 갈등의 주된 원인이 돼 왔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성과주의에 입각한 명확한 고용 정책을 바탕으로 '사전 경보제'를 통해 직원 스스로 자신의 고용가능성을 예측하고 준비하도록 함으로써 해고로 인한 폐해를 줄일 수 있었다. 선진국 유수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퇴직자 전직 지원(아웃플레이스먼트ㆍOutplacement) 프로그램'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퇴직자전직지원 프로그램은 사측의 필요에 의해 발생하는 직원의 퇴직 및 사후 문제를 기업이 관리하고 지원하는 일종의 전략적 복리 후생 제도다. 풀어서 말하자면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해당 기업체의 해고자가 정신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도록 사무 공간 및 편의 시설을 제공하고 해고자의 업무 능력과 핵심 능력, 선호도 등을 파악해 재취업 혹은 창업 등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적인 컨설팅 서비스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60년대 산업 구조 조정으로 대량 실업이 발생하면서 이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현재 '포춘'(Fortune)지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80% 이상이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세계적인 인력관리 컨설팅 그룹인 DBM(Drake Beam Morin Inc.) 톰 실베리 회장은 "기업은 인수 및 합병, 사업 재구축, 구조조정 등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에 직면했다"며 "기업에게 있어 변화는 생존이 걸린 절박한 문제인 만큼 인적 자원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주로 외국계 기업에서 이 제도를 시행해 왔으나 최근에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퇴직에 따른 불만과 불안감을 해소하고 퇴직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제도를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지난해 6,000명이 넘는 대규모 퇴직자가 발생한 대우자동차는 퇴직자전직지원프로그램을 도입, 정리해고 및 희망 퇴직자들이 '제2의 인생'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회사는 퇴직자의 전직을 위해 노동부와 함께 재취업센터를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약 15%가 재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했다. 실제로 대우차 사무노위가 앞장서 아웃플레이스먼트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며 노사정위원회에도 이에 대한 지원 방안을 제안했다고 한다. 포항제철의 자회사인 ㈜포스틸은 지난 99년 구조조정 차원에서 15명의 직원을 내보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를 떠나야 하는 직원이 갖게 되는 배신감을 최소화하고 동료의 사기 저하를 막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아웃플레이스먼트 제도다.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난 후 내려진 포스틸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퇴직 직원 모두 이 서비스를 통해 성공적으로 재취업 혹은 창업을 하게 돼 회사에 대한 퇴직자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남아 있는 직원들도 회사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P&G와 합병, 관리직 사원 가운데 20%의 유휴 인력이 발생한 쌍용제지도 퇴직자전직지원프로그램의 효과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다. 이 회사는 재취업센터를 2년째 운영, 재취업 성공률이 80%에 이르고 있다. 이밖에 휴렛패커드, BP(BP 뉴질랜드), 애질런트 테크놀러지(Agilent Technologies) 등 내로라 하는 외국계 기업들도 본사의 정책에 따라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숙명여대 경영학 유규창 교수는 "서구 기업들이 노동 시장의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 아웃플레이스먼트 제도의 도입이 큰 역할을 한 만큼 우리나라도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이 제도의 정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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