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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사냥꾼들, 두바이 주택시장 입질

가격 폭락 따라… "시장회복 속도 느려 만찬 아직 이르다" 지적도


두바이월드의 채무이행 동결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영국의 부동산 업체인 라이트무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엔 방문자가 평소보다 3배 이상 폭증했다. '떨이 매물'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하는 횡재 노림족들이 몰려든 것이다. 글로벌 하이에나들이 두바이에서 먹잇감을 찾기 시작했다. 두바이에 땡처리 시장이 설 때를 기다리는 이들도 있지만 성급한 포식자들은 벌써부터 사냥을 시작했다. 하지만 충격파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있어 만찬을 즐기기엔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바이의 토박이 사업자인 오베이드 무하마드는 최근 고급빌라 3채를 구입했다. 구입가는 지난 2008년 부동산 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인 170만 달러. 무하마드는 더 욕심을 내고 있다. 그는 "위치와 가격이 괜찮다면 더 많은 주택을 사들이겠다. 두바이는 중동의 뉴욕이다"고 말했다. 두바이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중 한 곳인 베터홈의 판매담당자인 톰 분커는 "투자자들 사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3분기 두바이 주택가격은 전 분기 대비 7% 상승, 금융위기 이후 최초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주택 거래량도 64% 증가했다. 투자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두바이 주택시장이 폭락, 가격 메리트가 생겼다는 판단 때문이다. 두바이 주택가격은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아 2008년 광풍이 불었을 때에 비해 절반 가격으로 폭락하며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바닥조짐을 보이고 있다.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인 팜 주메이라의 최고급 빌라는 100만 달러에서 70만 달러까지 폭락했지만 최근에는 85만 달러까지 회복했다. 더구나 두바이월드 사태를 겪으면서 현 시점을 매수 타이밍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금이 진입하기에 최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엔젤폴케부동산의 두바이지사장인 빈센트 이스턴은 "투기꾼들은 이미 오랜 전 두바이를 떠났다"며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바뀌었음을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공격적인 투자시점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두바이의 부동산 가격이 최고치까지 회복하려면 앞으로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UBS는 최근 두바이 주택가격이 향후 18개월 동안 30%추가로 하락하고 고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더구나 두바이월드 사태로 계기로 두바이에 대한 서구의 신뢰가 무너져 주택경기 회복 속도가 더 무뎌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두바이월드의 부채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두바이 정부가 800억 달러에 이르는 국채를 감당해낼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진 것이다. 이와 관련 쿠웨이트가 두바이의 구원투수를 자처했다. 쿠웨이트의 셰이크 모하마드 알-살렘 알-사바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쿠웨이트시티에서 열린 걸프협력협의회(GCC) 정상회담에서 기자들을 만나 "두바이를 지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웃부국인 아부다비 역시 금융 위기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다. 아부다비는 7,000억 달러에 이르는 국부펀드(아부다비투자청)를 통해 월가 사냥에 열을 올렸지만 금융 위기로 후유증을 앓고 있다. 16일 블룸버그통신은 씨티그룹 관계자를 인용, 아부다비투자청이 씨티그룹과 맺은 주식매입 계약을 무효로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7년 아부다투자청은 씨티그룹의 주식을 31.83~37.21달러 매입할 수 있는 채권을 75억 달러어치 매입했다. 당시 매입 가격은 현 시가의 8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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