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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입력2000-09-15 00:00:00
수정
2000.09.15 00:00:00
문성진 기자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빨갱이 망령' 연좌제 허울 벗긴다...17일 방영
『빨갱이 새끼…. 그렇다. 나는 사람들이 침뱉고 발길질하고 그리고 아무나 찢어죽여도 좋은 빨갱이 새끼였던 것이다. 나는 왜 빨갱이 새끼로 태어났을까.
그때처럼 아버지가 미웠던 적도 없다. 아버지는 어쩌자고 사람들이 침뱉는 빨갱이가 되어가지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풀기빠진 헛바지처럼 주눅들게 만드는 것일까….』 김성동씨의 소설 「엄마와 개구리」의 한 구절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는 해방후 분단과 전쟁을 거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연좌제라는 굴레를 지고 살아왔다. 아버지가 월북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식은 견딜수 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이번주 MBC 특별기획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남북의 적대적 대립관계를 악용, 이승만정권과 박정희정권 등에서 강력한 사회통제 기제로 작동해왔던 연좌제의 허울을 벗겨낸다. 「분단의 너울, 연좌제」 17일 오후 11시40분 방송.
연좌제의 대상자는 주로 제주 4·3 사건이나 거창·함평·문경 등 양민학살 피살자의 유족, 월북자나 부역자 가족, 국가보안법 등 간첩혐의 연루자의 가족 등. 최근 이산가족 상봉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월북자의 가족들은 가족의 월북 사실을 밝히지 못한 채 인고의 세월을 살아왔다.
뚜렷한 법적 근거도 없이 시행되던 연좌제는 인권탄압 등 무수한 문제를 일으키다가 1980년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제5공화국 헌법에서 비로소 이를 폐지한다고 명문화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도 서슬 퍼렇게 살아있는 연좌제의 망령. 『명부가 있다』『기록이 남아있다』『신원조회하면 모두 다 나온다니까』….
연좌제에 얽혀든 피해자들은 지금도 계속해서 감시와 사찰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월북 가족이 있는 작가 이문열, 방송인 이지연씨 등이 출연, 연좌제로 인해 겪었던 고통을 증언한다.
남북한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지금 연좌제를 다시 말하는 것은 우리 속에 내면화된 분단의식을 살펴보고 그 극복방안을 찾고자 함일 것이다.
문성진기자HNSJ@SED.CO.KR
입력시간 2000/09/1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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