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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성 회복·對北특수 대비 '이중포석'

현대그룹, 현대건설 되찾는다<br>정몽구회장 사실상 인수 포기해 걸림돌 해소<br>금강산 독점개발권 활용 시너지 극대화 가능<br>자금 확보가 관건…現重과 컨소시엄 고려도


정통성 회복·對北특수 대비 '이중포석' 현대그룹, 현대건설 되찾는다정몽구회장 사실상 인수 포기해 걸림돌 해소금강산 독점개발권 활용 시너지 극대화 가능자금 확보가 관건…타 형제그룹과 컨소시엄도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추진은 무엇보다 옛 현대가문의 정통성과 명성을 되찾겠다는 그룹 차원의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아울러 현정은 회장이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북한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개발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불어넣고 북한의 개방확대에 따른 대규모 건설특수에 대비하겠다는 이중포석으로 풀이된다. ◇왜 현대그룹이 나섰나=현대건설은 지금의 현대그룹(상선ㆍ엘리베이터ㆍ증권 등)은 물론 현대차그룹ㆍ현대중공업그룹을 탄생시킨 모태다. 현대가로서는 현대건설이 명실상부한 그룹의 ‘뿌리’인 셈이다. 때문에 현대가에서는 건설을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는 당위성이 늘 거론돼왔다. 이런 가운데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장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를 사실상 포기하고 그룹 내 건설회사인 엠코로 방향을 바꾸면서 일단 큰 걸림돌이 해소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현 회장은 정통 현대가 출신은 아니지만 정 명예회장은 물론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의 업적을 이어 현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집념이 누구보다 강한 편이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건설을 인수하고 싶어도 집안다툼으로 비쳐질 수 있어 쉽게 말을 꺼내기 힘들었다”며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현대건설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1차 장애물은 제거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그룹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는 현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를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취임한 현 회장으로서는 자신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첫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시너지 효과 얼마나 되나=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대북 건설특수 때문이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아산은 북한 개성 인근에 2,000만평 규모의 독점개발권을 확보해놓고 있다. 현재 1단계로 100만평 규모로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그나마 2만8,000평 규모만 개발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어서 이곳이 본격 개발될 경우 대규모 건설특수를 누릴 수 있다. 또 금강산관광 주변도 골프장 건설은 물론 콘도ㆍ호텔 등 숙박시설 등이 추가로 들어서는 등 꾸준한 건설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개방이 전면화될 경우 도로ㆍ철도ㆍ공항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사업도 예상돼 건설수요는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할 경우 개성과 금강산 일대의 독점적 개발권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자금확보 등 걸림돌 남아=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자면 자금확보 등 몇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현대건설 지분은 산업ㆍ외환은행 등 채권단이 66.8%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외국인(11%) 및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채권단 지분을 모두 인수할 경우 현대그룹으로서는 최소 1조3,000억원(1주당 1만8,000원 가정)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또 현대그룹은 지난해 매출이 6조7,000억원으로 출자총액제한 기준(매출 6조원)을 넘어 계속 출자총액규제를 받게 된다. 출자총액제한은 신규사업을 인수할 경우 자산의 25% 한도 내에서만 출자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어 현대건설 매각가격이 2조원을 넘으면 지난해 총매출이 8조원인 현대그룹은 인수가 어렵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현대그룹과 다른 형제그룹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다. 일부에서는 현대가가 최근 들어 정 명예회장의 추모모임을 본격 추진하면서 끈끈한 옛정을 회복할 경우 범현대가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우군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현 회장이 어떤 식으로 범현대가의 협조를 이끌어낼지는 현 회장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입력시간 : 2005-03-2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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