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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인터넷 모바일 혁명이 온다] 데이터料 내리고 규제완화 서두르자

5<끝>. 모바일 인터넷 패권 잡아라<br>세계 통신·제조·콘텐츠업체 활발한 짝짓기속<br>국내업체 HSPA조기상용화등 환경 유리하나<br>명확한 수익모델·폐쇄적 망구성은 개선 필요<br>사용자 편익 확대·글로벌표준 제정도 과제로



‘LG-2300’ ‘SH-210’ ‘엑스페리아 X1.’ 이들의 공통점은 풀 브라우징. 유선 인터넷과 똑같이 이용할 수 있는 검색 기능, 선명한 글씨,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는 단순함. 휴대폰에서도 유선과 똑같은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이는 ‘PC처럼 인터넷이 가능한 모바일 단말기’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신천지가 등장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08’에서 풀 브라우징 기능의 단말기가 한꺼번에 쏟아진 것도 바로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려는 글로벌 모바일 각축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휴대폰 제조사, 이동통신사, 콘텐츠 업체간 이합집산은 모바일 인터넷의 패권다툼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이미 시작된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사용자 편익 확대 ▦데이터 이용료 인하 ▦글로벌 표준 제정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장 주도권 장악 위한 짝짓기 활발=1월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는 세계 3위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와 세계 4대 엔터테인먼트기업인 워너브러더스의 주요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악재생 휴대폰과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상 처음으로 휴대폰 제조업체와 미디어업체가 모바일 콘텐츠 유통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대비해 휴대폰과 콘텐츠 업체가 손을 잡은 최초의 사례로 업계에서는 이를 ‘땅을 뒤흔드는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나라에서도 감지된다. 최근 SK텔레콤과 KTF, 삼성전자는 3세대(3G) 이동통신의 활성화를 위해 공동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고 LG텔레콤은 야후와 손잡고 지난해 모바일 검색서비스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최근에는 옥션, G마켓, 주요 백화점 등 이통사와 온라인 쇼핑몰이 힘을 합쳐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오픈 마켓을 개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들이 제휴에 적극적인 이유는 이동통신의 기술발전으로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졌고 모바일 인터넷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세대 성장동력을 선점,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풀 브라우징의 도입은 모바일 인터넷의 수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요인으로 각광받고 있다. ◇넘어야 할 산 아직 많아=이처럼 시장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가입자와 기술ㆍ서비스 면에서 상당히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와이브로와 초고속이동통신(HSPA)의 조기 상용화, 800만명에 육박하는 3G 이동통신 가입자 수, 다양한 무선인터넷 서비스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명확한 수익모델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이동통신사의 데이터 매출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벨소리나 대기음ㆍ음악 등이다. 아직은 전송 규모가 크지 않은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때 유망한 콘텐츠로 주목받던 사용자제작콘텐츠(UCC)도 휴대폰을 이용하는 사례가 그리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폐쇄적인 망 구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SK텔레콤과 KTFㆍLG텔레콤은 자사의 무선인터넷망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를 각자의 기준에 따라 제공하고 있다. 원천적으로 3사 가입자간 콘텐츠 교환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외에도 ▦유선 인터넷에 비해 느린 속도 ▦작은 화면 ▦자판의 불편함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데이터 요금 인하, 규제완화 등 시급=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조건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데이터 통신 요금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강현정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모바일 웹 2.0시대의 시장변화와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과도한 이용요금이 유선 인터넷에 비해 (모바일 인터넷의) 사용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하고 다양한 요금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용자의 편익을 고려하는 조치도 같이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강 수석연구원은 “음악 파일의 불법복제를 방지하기 위한 각종 규제장치들이 오히려 소비자의 권익을 저해하는 역작용을 불러왔다”며 “아마존이 음반사 EMI의 디지털 음악을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장치 없이 판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은 이러한 역작용을 해제하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통사 데이터요금 얼마나 되나
자체 인터넷망 이용땐 月3만원 안넘어
인터넷 직접 연결하면 비용 두배로 '껑충' 서울 포이동에 사는 전업주부인 이모(38)씨는 3년 전 약 40만원을 주고 휴대폰을 샀다. 하지만 이씨가 휴대폰으로 하는 것은 대부분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SMS)뿐이다. 무선인터넷 쓰기가 부담스러워 아예 잠금장치를 해놓았고 비밀번호도 자신이 기억할 수 없는 번호로 설정했다.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사용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휴대폰 요금에 민감한 고객 중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게 돼 예상치도 못한 요금을 내지 않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취하는 가입자가 종종 있다. 어떤 가입자의 경우 해외에 나가 무심코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보다가 수백만원에 달하는 요금이 청구된 적도 있다는 게 한 이통사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통사의 데이터 요금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네티즌과 전문가들은 데이터 통화료가 범용 서비스로 자리잡기에는 아직까지 높은 수준이라는 데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대부분 자체 무선 인터넷망을 이용할 때와 인터넷에 직접 연결할 때 요금체계를 달리 적용하고 있다. 우선 자체 무선 인터넷망을 이용할 경우 이통사들은 최고 3만원을 넘지 않는 이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실제 SK텔레콤의 경우 ▦데이터 안심정액제 1만원 ▦무제한 사용이 가능한 데이터 세이프 정액제 2만6,000원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KTF는 ▦월정액 5,000원, 최고 2만6,000원에 무제한까지 쓸 수 있는 범국민데이터요금 ▦기본료 1만원에 5만원어치의 데이터 통화를 할 수 있고 이후 자동 차단되는 쇼 데이터상한요금제를 주요 요금제로 내세우고 있다. LG텔레콤 역시 ▦기본료 3,000원에 무료통화 1만원을 제공하는 안심정액데이터 ▦월 2만원에 무제한 데이터 통화를 부여하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체 모바일 인터넷망을 거치지 않고 휴대폰에 잭을 꽂아 인터넷에 연결하는 '인터넷 직접접속'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비용은 두 배가 된다. SK텔레콤에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1GB까지 사용할 때는 기본료 2만3,500원을 내야 하고 2GB일 때는 4만1,000원을 내야 한다. 무제한 요금제는 아예 없다. 단지 94~96%의 할인이 이뤄질 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외국과는 달리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2GB로 충분한 웹서핑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네티즌들의 평가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모바일 인터넷망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기에는 망 비용이 비싼 게 사실"이라며 "충분한 대역이 확보되고 전송효율도 개선돼야 진정한 의미의 모바일 인터넷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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