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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도 "불똥튈라" 촉각
입력2000-08-24 00:00:00
수정
2000.08.24 00:00:00
신경립 기자
GE도 "불똥튈라" 촉각세계굴지기업 CEO 책내면 주가 미끄럼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전기(傳記) 징크스」를 깰 수 있을 것인가.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전기나 CEO 집필 서적이 나오기만 하면 주가 하락을 겪어 왔다는 지적이 제기돼, 내년 잭 웰치 회장의 회고록 출간을 앞둔 GE의 앞날에 투자가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포브스지는 최신호(9월4일자)에서 지금까지 유명세를 타는 CEO들이 책을 내면 얼마 안 있어 주가가 떨어지거나 회사가 곤경에 빠지는 일이 잦았다며, GE 주주들에게 경보를 울렸다. 주주들 입장에서는 웰치 회장의 사임보다 그가 회고록을 내놓는다는 사실이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이같은 「전기 징크스」에 시달린 업체는 무수히 많다. 굴지의 컴퓨터 업체인 IBM의 경우, 창업주의 아들이자 전 CEO이기도 한 토마스 왓슨 주니어(사진)가 지난 90년 「아버지, 아들, 그리고 회사」라는 회고록을 펴낸 것이 90년대 초반의 주가 폭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91년 초반에 주당 35달러까지 올랐던 IBM 주가는 이후 꾸준히 미끄럼을 타기 시작했다. 매출은 40년대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93년 9월에는 주가가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10.50달러에 그쳤다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세계 최대의 음료업체인 코카콜라의 경우 고(故) 로베르토 고이주에타(사진) CEO에 대한 전기 출간이 다가올 「재난」을 예고했다.
지난 98년 데이빗 그레이싱이 「세상이 코크를 샀으면 좋겠다: 고이주에라의 인생과 리더십」이라는 책을 내놓자 코카콜라 주식은 잠깐동안 주당 88달러까지 치솟다가 이후 50달러 이하로 추락, 지금도 주당 60달러를 간신히 넘는 선에 머물고 있다. 전기 발간 후 주가가 무려 30%나 하락한 것이다.
세계 최대의 소매업체로 승승장구하는 월마트도 징크스를 깨지는 못했다. 지난 92년 7월 창업주인 샘 월튼 회장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펴낸 지 1년도 채 안돼 주가가 흔들리기 시작, 18달러를 웃돌던 주가가 94년 하반기 들어서는 10달러선으로 무너져 내린 것.
가장 심한 몸살을 앓은 것은 가정용품 제조업체인 선빔사(社). 96년에 CEO인 앨 던랩이 경영 노하우를 담은 책이 발간된 후 주가는 일시 상승세를 보였지만, 2년만에 선빔의 주식은 주당 58달러에서 3달러로 하락, 휴지조각이나 다름없이 돼 버렸다.
물론 이같은 징크스가 과학적인 조사 근거에 바탕을 둔 것은 아니다. 인텔을 비롯, CEO의 「펜놀림」에도 끄떡하지 않는 기업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하지만 GE 주주들이라면 오는 4월 웰치 회장의 퇴임과 때맞춰 출간될 회고록에 대해 조금은 걱정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포브스는 덧붙였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8/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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