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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기아 부실채권 대량인수
입력1999-06-22 00:00:00
수정
1999.06.22 00:00:00
한상복 기자
현대그룹이 성업공사로부터 기아계열 부실 채권을 대량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가 사간 부실채권은 기아 법정관리 이후 금융기관들이 부실채권으로 분류, 성업공사에 매각했던 물건들이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증권과 현대투자신탁 등 현대 계열사들은 최근 성업공사의 부실채권 공매입찰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매물로 나온 기아 계열 채권 730억원 가운데 600억~700억원 상당을 쓸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성업공사는 아직도 1조8,253억원의 기아계열 채권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추가 매각이 실시되면 현대 계열사들이 입찰에 참여, 대량 인수를 시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는 성업공사의 입찰에서 기아에 대한 부실채권을 인수하기 위해 경쟁 컨소시엄보다 높은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에 참여했던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도 기아 채권을 인수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가격에서 월등한 조건을 제시한 현대에 뒤졌다』며 『현대가 기아의 부실채권을 인수하려는 의도가 명백히 엿보였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현대 계열사들이 기아의 부실채권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를 두가지로 풀이하고 있다. 하나는 현대가 직접 부실채권을 인수함으로써 기아가 다른 채권자로부터 『돈을 갚으라』는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 사실상, 기아에 대한 우회지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기아의 경영이 정상화되면 헐값에 인수한 채권의 가격이 올라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현대 입장에서는 기아 부실채권 인수가 그야말로 「일석이조 효과」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는 장부가의 18% 정도에 채권을 인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기아 부실채권이 투자가치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입찰에 들어가 따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성업공사는 당초 금융기관들로부터 3조6,573억원의 기아 채권을 인수, 지금까지 1조6,057억원어치를 금융기관에 환매하고 1,806억원 어치를 매각하는 등 모두 1조8,320억원을 정리했다. /한상복 기자 SBHAN@ 신경립 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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