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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핵해결' 강경론에 제동

[盧대통령 "對北 무력행사 반대" LA발언]<br>"한반도 전쟁위기는 한국민 생존권 문제" 강조<br>부시 2기 행정부 '네오콘' 득세예상 고심 흔적<br>주한미군 역할등 이견… 양국관계 험로 예고

노무현 대통령이 13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강조한 메시지의 핵심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선제타격 등 대북 강경론에 대한 견제로 간추려진다. 이날 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기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6자회담의 틀이 만들어지기 전 일부에서 북한에 대한 무력행사가 거론된 적도 있다. 한국 국민들은 무력행사 얘기하면 전쟁을 먼저 떠올린다. 한국 국민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잿더미 위에서 오늘의 한국을 이룩한 우리에게 또다시 전쟁의 위험을 감수하기를 강요할 수는 없다. ” 노 대통령의 발언에서 한반도 전쟁 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게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노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 해법으로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해결’ 외에 대안이 없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대북 봉쇄 및 무력행사, 북한체제 붕괴 등은 한반도 평화에 아무런 실효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것인가’, ‘북한은 개혁과 개방을 원하는가’, ‘북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할 것인가’, ‘북한은 과연 약속을 지킬 것인가’라는 의문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노 대통령이 이날 밝힌 내용은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 ▦북한의 핵보유 불용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해결 등 이른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3대 기본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럼에도 한반도 위기에 대한 노 대통령의 고뇌는 다분히 내년 1월 공식 출범을 앞둔 2기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과 맞물려 있다. 2기 부시 행정부에 대북 강경파들인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대거 포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워싱턴 정가에서는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유임되고, 콘돌리자 라이스 대통령 안보당담 보좌관이 온건론자인 파월을 밀어내고 국무장관에 임명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시의적절하게도 미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북핵해법에는 한계선(레드라인)이 존재한다는 말들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고, 우리 정부에 대한 노티스(NOTICE) 없는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는 풍문까지 돌고 있는 형편이다. 때문에 미 행정부가 대북 강경기조로 급선회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확실히 해두겠다는 노 대통령의 뜻이 이번 연설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노 대통령의 연설에는 이밖에도 미국측의 심기를 건드릴만한 대목이 두가지나 담겨 있다. 첫째 노 대통령은 “북한이 (핵문제에 대해)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체제안전을 보장받으려는 의도라는 것이 ‘합리적’인 분석일 것이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개발 의도를 북한의 체제수호 문제와 연결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 북한체제를 지속적으로 위협해온 미국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 반면에 북한측에 ‘합리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준 점이다. 또 하나 노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해서도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해외미군 재배치 개념’과 반대되는 입장을 보여주었다. 노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주한미군의 융통성있는 운용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면서도 “내가 말한 ‘융통성’이란 동아시아에 있어서, 주한미군 역할에 있어서의 ‘유연성’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주한미군이 한반도 영역을 벗어나 군사활동을 전개하는 방식에 반대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국방ㆍ외교 문제를 둘러싼 한미간의 향후 관계 전개가 험로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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