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기로에 선 '고이즈미 개혁'

고이즈미(小泉) 일본 총리가 정치적 생명을 걸고 밀어붙인 우정(郵政)사업 민영화 법안이 참의원에서 여당의원의 반란으로 부결됨에 따라 중의원을 해산한 것은 포퓰리즘 정치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당내 기반 없이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총리가 된 후 추진한 개혁사업이 당내 파벌이란 암초에 부딪치자 국민의 판단을 직접 묻겠다고 ‘화풀이 해산’을 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국민투표로 간주된다. 이번 중의원 해산은 정권교체의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어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자폭 해산’으로까지 일컬어 진다. 고이즈미 총리는 국민의 판단에 따라 진퇴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이길 경우 자신이 키를 잡고 있는 개혁호의 순항이 계속되고 반대파도 제거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 한국과는 야스쿠니 참배 등으로 마찰이 끊이지 않았던 터라 이번 선거에 대한 우리국민의 관심도 높을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의 전망은 고이즈미 총리의 기대와 달리 밝은 편이 아니다. 일본 국민들이 대화와 화합을 무시한 고이즈미 총리의 ‘막가파’식 통치에 대해 식상하기 시작 한 것이나 자민당의 분열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고이즈미 총리가 인기만회작전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우정 민영화 사업 뿐만 아니라 오만에 찬 외교행태도 평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정 민영화 법안을 부결한 참의원이 아닌 중의원을 해산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은 파벌에 바탕을 둔 일본정치의 후진성에 기인한다. 대중인기를 바탕으로 개혁이란 명분아래 민주정치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 포퓰리즘에 의존하는 고이즈미 총리의 오만함도 비판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이번 해산으로 경제에 대한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헨진’(變人ㆍ괴짜)이란 고이즈미 총리의 별명대로 이상 투성이인 이번 선거가 일본정치의 환골탈태와 한국 등 이웃나라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특별한 선거가 되길 기대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