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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빚어 굽는 '도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청자와 백자, 그리고 범위를 조금 넓히면 생활 도자 등이 포함된다. 실용적이고 보편적인 그릇까지 포함한 도예는 미술계에서 예술성을 인정받기 쉽지 않은 장르다. 현대적인 도예 작가인 원경환 씨는 도예의 실용성을 벗어나 미니멀한 작품으로 승화하는 작업을 해 왔다. 그가 종로구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개인전 '흑도(黑陶)'를 열고 있다. 그는 흙이라는 질감을 살리면서 간결하고 세련된 조각의 모습을 만들 설치작품의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는 흙에서 느낄 수 있는 원시적인 투박함과 현대적인 감성을 버무려 미니멀한 조각으로 빚어내고 있다. 흙을 빚어 숯에 그을려 까맣게 만든 작품은 흙의 물성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고, 부족한 감성은 나무와 금속으로 보완했다. 그는 도예작가로는 드물게 로댕갤러에서 초대받아 2001년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은 소품 100만원부터 설치작품 4,000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흙이 전하는 따뜻한 감성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전시는 28일까지. (02)730-7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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