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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자존심 대결
입력1999-03-25 00:00:00
수정
1999.03.25 00:00:00
「최고의 아파트를 지어라」, 「다이너스티같은 아파트를 만들라」같은 현대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이제는 남남이 된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최고경영진이 내린 특명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한강을 두고 마주보는 김포와 파주에서 각각 최고품질의 아파트를 짓기 위한 보이지 않은 경쟁이 뜨겁다.
특히 두회사의 최고 경영자가 이틀간의 시차를 두고 모델하우스와 공사현장을 이례적으로 방문하면서 이같은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화제의 현장은 현대건설의 김포 장기동 현대아파트와 현대산업개발의 파주시 교하리 현대아파트. 두 회사는 아파트의 대명사격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같은 걸작품을 이곳에 짓겠다는 각오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며 약 15㎞정도 떨어져 있는 이들 아파트는 여러모로 닮은 꼴이 많다. 한강이남(김포)과 이북(파주)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서울과의 거리가 비슷하고, 단순 시공만 해주는 수주사업이 아닌 자체사업이라는 점도 같다.
또 1,000가구를 웃도는 대단위 단지이며, 50평형이상 대형평형도 상당수 설계됐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김포가 2,511가구(분양완료된 1차분 418가구포함)이고, 파주는 1,274가구에 달한다.
분양시기도 엇비슷해 두 회사간의 분양경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15일부터 분양에 들어간 현대건설과 24일부터 청약접수하는 현대산업개발은 요즘 연일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벌이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도 총수들이 방문, 각별한 관심을 보이면서 양사가 완벽시공과 분양성공에 온통 신경을 쓰는 「상징적」 현장이라는 점도 똑같다. 김포현장은 지난 19일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이 현대건설 정몽헌 회장과 김윤규 사장등을 대동하고 직접 방문, 노익장을 과시하며 공개적인「아파트세일」에 나서 관심을 끌었다. 鄭명예회장의 아파트건설현장방문은 지난 75년 서울 압구정동 현장 이후 24년만에 처음이어서 동생인 정세영 명예회장이 현대산업개발을 가지고 분가해 나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鄭명예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최고의 아파트를 짓겠다』고 누누히 강조했다. 그의 방문 덕분인지 주말에 청약접수가 크게 늘어 25일 현재 90%의 청약률을 보이고 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회장도 자동차맨에서 아파트맨으로의 변신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鄭회장은 파주아파트 분양을 3일 앞둔 지난 21일 모델하우스를 전격 방문했다. 鄭회장은 그의 행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의식한 듯 외부에는 일체 알리지 않고 휴일을 이용해 현장을 불쑥 방문해 관계자들이 적지 않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鄭회장은 이날 현장 관계자들에게 용인등 다른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소감을 설명한뒤 『다이너스티같은 아파트를 지어달라』고 당부했다. 鄭회장의 발언은 국산승용차중 최고급차로 꼽히는 현대자동차의 다이너스티와 같이 최고품질의 아파트를 만들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파주현장은 새로운 경영진을 맞은 이후 첫 사업이어서 임직원들의 각오가 남다르다』면서 『아파트품질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가로 마련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산업개발은 26일 주주총회를 계기로 공식 분가를 선언하고 독자적인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권구찬·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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