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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

대담=우현석 기획취재팀장 hnskwoo@sed.co.kr<br>"관광업 규제, 수출제조업 수준 완화를"<br>그린피 특소세 줄여 해외골프여행 적자 해소해야<br>크루즈·남북연계관광등 한국 특화상품 개발 필요<br>市와 긴밀 협력해 서울을 亞관광중심지로 만들것


오지철 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이 지난 11월2일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인사를 두고 한 IT전문지는 “케이블TV협회가 그만한 파워를 가진 신임 회장을 다시 영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반면 그를 받아들인 관광공사는 “역량을 갖춘 수장을 맞아들이게 됐다”고 반기면서도 내심 긴장하는 눈치다. 오 사장이 “관광공사에 와서 시간이나 때우다 가지는 않겠다”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굴뚝 없는 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는 관광산업의 방향타를 잡은 그를 만나 향후 구상을 들어봤다. -먼저 취임을 축하 드립니다. 오 사장께서는 문화부 재직시절 주로 스포츠 업무를 맡으셨지요. ▦네. 그렇지만 지역문화 분야의 업무도 해왔기 때문에 관광이 낯선 분야는 아닙니다. -취임 인사에서 수출제조업의 제세공과금이 0.4%인 데 비해 호텔은 8배인 3.25%나 된다며 세제상 차별적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복안이 있는지요. ▦기본적으로 규제 철폐나 완화는 관련부처에서 해결해줘야 합니다. 다행인 점은 관광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규제가 풀려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인 투숙객에 한해 적용되고 있는 10% 세율도 계속 적용되기를 희망합니다. 관광업도 수출제조업ㆍ중화학공업과 마찬가지로 모든 규제가 획기적으로 철폐돼야 합니다. 이를테면 해외 골프여행 등으로 발생하는 관광수지 적자가 1조3,00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동남아의 경우 그린피가 4만~6만원, 일본이 8만~12만원인데 우리나라는 14만~25만원이고 이중 제세공과금 비중이 6만7,000원입니다. 때문에 그린피에 적용되는 특소세를 줄이거나 폐지해 해외 원정골프로 빠져나가고 있는 외화를 국내로 흡수해야 합니다. -관련부처의 인식은 어떻습니까. ▦공감은 하고 있습니다. 관광수지 적자가 불어나니까 규제 완화ㆍ철폐를 수출제조업 수준으로 맞춰야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정부에서 관광산업도 무역업ㆍ수출업만큼 중요하다고 인식하고는 있는 거지요. -만약 제세공과금 비율이 낮아진다면 수요자의 기대치만큼 요금 인하가 이뤄질까요. ▦기대에 부응하리라 생각합니다. -관광적자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중국ㆍ일본에 비해 숫자가 적은 서양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어떤 정책을 펴나가실 생각인가요. ▦서양 사람들은 아시아 하면 중국을 떠올립니다. 일본은 깨끗하고 현대적이면서 문화유산도 잘 정비돼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거다’ 하고 내놓을 만한 게 없습니다. 따라서 지역별로 차별화한 유인책을 써야 합니다. 최근 한류와 한식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것들을 한국관광의 핵심 강점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합니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일본의 쾌적함과 관광 인프라, 중국의 압도적인 자연자원 사이에 끼여 있습니다. 게다가 원화강세로 가격경쟁력까지 악화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1인당 1,000달러를 쓰고 갔는데 최근에는 850달러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특화하려는 게 크루즈, 의료, 컨벤션, 남북연계 관광상품 등입니다. 또 5만~10만원대에서 묵을 수 있는 중저가 호텔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합니다. 그래서 그 정도 가격에 호텔 수준의 시설을 갖춘 숙박업소를 선정해 관광공사가 인증하는 '굿스테이' 제도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에서 내년 해외홍보 예산을 올해의 10배(400억원)로 증액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서울시가 그런 발표를 했을 때 부러웠습니다. 올해 관광공사의 해외홍보비가 225억원이었는데 내년에도 비슷할 것으로 봅니다. 말레이시아의 올해 해외홍보 예산은 800억원, 태국은 1,000억원 정도였습니다. 저는 관광산업은 홍보에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가 홍보비를 그만큼 투입한다면 업계 전반에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서울시가 독자적인 서울관광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건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됩니다. 걱정되는 부분은 기능의 중복입니다. 관광공사는 오는 2015년까지 강원도 원주로 이전합니다. 원주에 한국관광을 홍보하는 시스템이 갖춰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어려움도 많을 것입니다. 그럴 경우 서울관광공사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공사로 알려질 수도 있고 이에 따른 갈등이 생길 소지도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과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긴밀한 협의를 통해 풀어갈 생각입니다. 서울을 도와주고 이끌어줌으로써 서울이 아시아 관광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화성시에 유니버설스튜디오가 들어선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는 테마파크를 유치해도 브랜드만 빌려올 뿐 국내 투자자들이 펀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외자유치 효과를 누리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관광산업을 위해 테마파크 유치는 필요합니다. 최소한 가족 단위 여행객의 해외관광을 일정 부분 흡수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봅니다. 또 다른 산업 분야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봅니다. 경제에 분명히 플러스가 될 것입니다. ◇약력
▦1949년 서울생 ▦1995년 서울대 법학박사 ▦1998년 문화관광부 문화정책국장 ▦2001년 〃기획관리실장 ▦2003년〃차관 ▦2004년 법무법인 율촌 고문 ▦2006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 ▦2006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대통령 정책특보 지자체 관광환경 개선전략
“보령 머드축제·헤이리 예술인마을등 경쟁력있는 콘텐츠 벤치마킹 도울것”
기자들이 인터뷰에서 챙겨야 할 전리품은 대화를 통해 내면을 들춰봄으로써 가늠할 수 있는 취재원의 신념과 역량일 것이다. 그래서 오지철 사장을 만나러 가기 전 그의 현실감각을 가늠하기 위한 질문 두 개를 따로 준비했다. 첫번째 질문은 소모적으로 치닫고 있는 지자체들의 축제문화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오 사장은 "특화되지 않은 축제는 무의미하다. 1,000개가 넘는 지방축제 중 경쟁력 있는 것은 몇십 개에 불과하다"며 "경제적 효과가 없는 행사는 할 필요가 없고 경계도 없는 군(郡)들이 이름만 다른 축제를 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지자체들이 보령 머드축제 같은 경쟁력 있는 행사를 벤치마킹하도록 돕는 한편 파주시의 헤이리 예술인마을이나 출판단지 같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본받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두번째 질문은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 국내 유명 관광지들의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생각이냐'는 것이었다. 설악산과 지리산은 사실 우리나라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관광지들이지만 국립공원 안까지 들어와 영업하고 있는 상점들에서 판매하는 기념품들은 조잡하기 짝이 없는데다 곳곳에 귀가 멍멍할 정도로 틀어놓은 음악소리에 관광객들은 머리가 아플 지경이지 않은가. 오 사장은 두번째 질문에 대해 "공사에 부임해 제일 강조하는 게 관광수용태세 개선"이라며 "관광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관광지의 경우 상점마다 팔고 있는 상품이 같아 전혀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며 "일본의 관광지들은 상점마다 판매하는 상품이 다르고 주변환경도 잘 정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덧붙여 "전국 관광지의 환경개선은 1차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몫이지만 이를 위해 관광공사도 지자체의 관광환경을 평가할 수 있는 지수를 개발하는 등 나름대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취임 후 짧은 기간 동안 빈틈없이 업무를 파악해나가고 있음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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