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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핫이슈] ‘악재 현실화=악재 소멸’ 이라크戰땐 주가 오를까

전쟁이 시작되면 주가가 올라갈까. `악재의 현실화=악재의 소멸`이라는 생각이 정설로 굳어져 있고, `91년 제 1차 걸프전` 때에도 종전이 장기 상승의 시발점이 된 만큼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그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전망에 따르면 지금은 주식을 사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반면 현재 주식시장 환경이 91년과 차이가 있다고 보면 상황이 그렇게 녹록치 않다. 최악의 경우 주가가 전쟁 발생과 동시에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하는 그림까지 상정할 수 있다. 어떤 예상이 타당성이 있는지 보기 위해 제1차 걸프전 때와 최근의 경제 상황을 비교해 보자. 91년 전쟁이 발발하던 시점에 미국과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0.5%와 4%대 였다. 유럽국가도 평균 2%대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85~90년 미ㆍ일ㆍ유럽의 성장률 평균치가 3.4%, 4.8%, 3.0%인 점과 비교하면 전쟁이 나던 시점에 미국만이 경기둔화를 겪었을 뿐 다른 지역은 그런대로 이전의 추세를 이어갔음을 알 수 있다. 같은 기간동안 개도국 경제도 두드러지게 성장했는데, 동아시아가 8.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중남미도 2.9%의 견조한 성장을 유지했다. 우리나라 성장률도 8%대 였다. 올해는 대부분 국가가 91년보다 낮은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1%대, 일본은 더 낮아 0%에 그칠 것이며 우리나라 역시 4%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양 기간의 경제 환경을 비교해 보면 향후 주식시장은 두가지 점에서 91년과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는 상승탄력이 91년보다 약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주식시장이 91년보다 경기둔화에 더 노출이 되어 있는 만큼 비록 전쟁이 시작되고, 빠른 시간내에 종전을 맞는다 해도 주가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전쟁이라는 악재가 가시고 나면 경기 둔화라는 재료가 또 다시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전쟁이후 주가는 미국 경제가 좌우할 것이라는 점이다.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세계 경제는 미국-일본-유럽에 의한 다극 체제로 운용되어 왔다. 다극 체제하에서는 세계 경제에 쇼크가 발생해도 이를 분산시킬 수 있는데, 이 부분이 종전과 함께 세계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요인이 됐었다. 반면 현재 세계 경제는 미국이라는 단일 성장 엔진에 의존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추정에 따르면 95∼2002년 미국이 세계 GDP 증가분의 64%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년대 초반에 비해 거의 2배 정도 늘어났다는 의미다. 결국 종전 이후에도 주식시장은 미국 경제동향에 좌우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현재 미국 경제는 종전이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해 줄 정도로 강하지 않다. 부문별로 보면 우선 소비가 저조하다. 지난해 4ㆍ4분기 미국의 소비증가율은 1.0%까지 떨어졌는데, 개인 신용에 따른 부채 부담을 고려할 때 당분간 지지 부진한 양상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IT(전기전자)경기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 연말만 해도 대부분 전문가들이 IT경기가 연말ㆍ연초에 바닥을 만들고,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지난 1월 수치를 보면 IT투자가 약해지고, 수요는 투자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기대했던 PC 교체 주기 역시 강한 희망일 뿐 아직 현실화되고 있다는 증거를 찾기 힘들다. 결국 최근까지 IT경기는 주식시장에 힘을 보태주기 보다는 주가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미국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설상가상으로 이제는 정책 카드마저 줄어들고 있다. 2001년 1월 이후 5.25% 달하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로 금리 인하 효과가 상당부분 노출됐다. 감세를 중심으로 한 경기대책은 경기 부양이라는 본연의 기능보다 달러 약세라는 부산물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전쟁이후 주가가 91년과 같이 장기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다. 일시적인 반등이후 상당기간 조정을 계속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다. 이미 우리시장의 종합주가지수와 종목은 이런 가능성에 맞춰 재편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전저점에 도달한 후에도 기술적 반등이 20포인트에 그칠 정도로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이는 투자자들이 전쟁 이후 올 수 있는 상승보다 단기 상승이후 올 수 있는 하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대표주보다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도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는 조정에 대비하는 투자 패턴이다. 이 상황에서는 재료에 대한 반응이 지나치게 짧고 과민해 질 수 밖에 없는데 짧은 순환매에 동참하든지 시장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쉬는 것이 좋은 투자 전략이다. <이종우 미래에셋운용 전략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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