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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주가는 어떻게 될까
입력2000-08-07 00:00:00
수정
2000.08.07 00:00:00
가을 주가는 어떻게 될까가을의 문턱으로 들어선다는 입추(立秋)가 오늘이다. 아직도 대지는 뜨겁지만 밤이 점차 길어지고 있는 것이나 귀뚜라미 소리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면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수확의 계절」, 가을처럼 주식시장에서도 거둬들일 게 있을 것인가.
필자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계절이 바뀌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에 한번의 고통이 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9월 이후로는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데 그 이유를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경제가 연착륙하는 조짐이 나타날 것이다. 올 1월 이후 미래의 경기를 내다볼 수 있는 통계청의 경기선행종합지수가 6월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9월부터 몇 달 동안은 선행지수의 감소세가 멈추거나 소폭이나마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 지표를 보고 전문가들은 경기 연착륙을 예상하게 되고 이는 주식시장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다.
둘째, 9월 이후 무역수지 흑자폭 증가도 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올해들어 지난 7월까지 무역수지 흑자가 월 평균 8억 달러였다. 그러나 9월에서 12월까지는 흑자가 월평균 15억 달러 정도로 7월까지의 실적보다 2배 가깝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수입은 둔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면 올해까지는 미국경제가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최근들어 중국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어서 수출은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어 한때 50%를 웃돌았던 수입 증가율이 9월 이후에는 30%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다.
셋째, 금리의 안정도 주식 투자를 늘리는 요인이 될 것이다. 금리는 미래의 소비를 위하여 현재의 소비를 포기하는데 따른 대가라 할 수 있다. 여기다가 물가가 금리에 반영된다. 저축자는 물가가 오른 만큼 보상 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결국 금리란 미래의 소비 증가율과 물가 상승률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내년 물가가 올해보다 다소 오를 여지가 있지만 소비 증가율이 상당폭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금리는 하향안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에 금융시스템이 불안해도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 본 세 가지 이유로 9월에서 연말까지는 주가가 오름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얼마나 오를 것인가인데, 이는 전적으로 구조조정의 속도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현대 문제가 점차 가닥을 잡아가고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주가는 큰 폭으로 오를 것이다. 개혁지향적인 개각과 더불어 시장의 힘이 충분히 발휘된다면 구조조정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시작도 끝도 없는 것이 구조조정이다. 이 과정은 항상 고통스럽고 국내외 경제환경이 급변하기 때문에 불확실하다.
이러한 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를 고려하면 주가가 지난해 말이나 올 연초 수준으로 오르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다가올 가을에 주가가 오르더라도 연초에 씨를 뿌린 투자자는 투자금액 이상으로 수확을 거둬들이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경제성장이 둔화될 때는 무형보다는 유형이 더 중요하다. 막연한 미래의 성장성을 기대하고 주식을 사들이기 보다는 눈에 보이는 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것이 올 가을을 대비하는 바람직한 투자방향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다음 주 초에 발표될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과 애널리스트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金永翊(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 經博)입력시간 2000/08/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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