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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세대

지금 한국사회의 중간허리에 해당하는 주력세대로서 이른바 386세대가 각광을 받고 있다. 30대 나이,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의 세대로서 사회 각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정보화 사회의 기수세대를 일컫는 말이다.그렇다면 우리세대, 50대의 연령, 60년대의 학번, 그리고 40년대 출생을 같은 공식으로 대입하면 564세대가 되는 셈인데 이 세대의 정체성은 어디에서 찾을까? 다른 세대의 사람들이 우리세대를 564세대로 불러주기나 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우리세대의 정체성을 찾았을 때 이미 우리의 시대는 가버린 것이 아닌지 우선은 비감한 생각이 앞선다. 그것은 현실적으로 학교동기들 모임에 나가보면 현직에서 물러난 친구들이 이제는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IMF를 겪으면서 각 분야의 지도층에 있던 우리 또래들이 세대교체란 명분하에 집중적으로 물러나기도 하였고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했더라도 이미 정년의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서신의 낙일처럼 어느새 우리도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을 준비해야 할 세대가 되었다는 뜻이다. 우리 윗세대로부터는 당찬놈들로 경원당하고, 바로 아래 세대로부터는 「좋다는 것은 다 가져간 탐욕스러운 형」으로 질시의 대상이 되었고 그 아래 386세대로부터는 체제수호의 친위대로 지탄(?)을 받기도 하였으나 우리 564세대는 할말이 많다. 우선 우리세대는 70~80년대를 통틀어 경제개발의 최일선에서 청장년을 보냈다. 한국의 경제기적은 우리 세대의 공헌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IMF체제도 결국은 우리세대가 마무리해 놓고 물러나야 할 업보로 생각하고 있다. 둘째로 우리의 살길을 해외에서 찾을 때 우리세대는 수출과 해외건설의 첨병으로 언제나 현지에 있었다. 우리세대만큼 국제화를 몸으로 배우고 몸으로 때운 세대도 없다. 셋째로 숱한 정치적 격변기에도 우리는 국가 사회에 뜨거운 애정을 저버린 적이 없다.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온 건강한 보수로, 중산층의 버팀목이 되어 왔다. 끝으로 전쟁의 페허 속에 유년기를 보내고 가난한 청소년기를 보냈으되 우리는 아직도 낭만이 있다. 지금도 모이면 폭탄주를 돌리고 있다. 염치와 분수를 알고 더불어 살아가는 미덕을 소중히 여긴다. 564세대, 우리도 언젠가는 말할 것이다. 장려(壯麗)한 일몰(日沒)을 연출하기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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