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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골프엿보기] 골프장이 조깅장인가

孫菊培(이름확인_) 성남성심외과원장어느 소중한 분의 도움으로 일요일 아침 골프를 치게 됐다. 설레임 속에 퍼블릭이지만 멤버쉽골프장에 비해 손색이 없는 L골프장에 도착했다. 도착해보니 우리가 세번째 팀으로 7시에 티업하기로 돼있었다. 출발시간 10여분전 첫 홀 시작하는 곳에 도착하니 바로 우리 앞팀의 가방을 실은 카트와 경기보조원은 이미 와있는데 앞팀 플레이어들은 아직 와있지 않고 맨 첫팀 3사람이 이미 티샷을 끝내 나가고 있었다. 앞팀의 티업예정시각이 지나자 진행요원이 우리에게 대신 출발하라고 해 우리가 티샷을 하려고 하던 차 우리 앞팀들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사실 우리도 헷갈렸지만 우리 앞팀도 이 코스를 딴 곳으로 가는 줄 알고-사실 안내판이 눈에 잘 띄지 않았다-엉뚱한 곳으로 갔다가 돌아오느라고 늦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진행요원에게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사정했다. 그러나 그 진행요원은 이미 티업시간이 지났으니 그냥 홀을 걸어가라고 주장했다. 보다 못한 우리 팀이 앞팀을 편들어 주고서야 겨우 그들은 부랴부랴 쏜살같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우리도 서둘렀지만 우리가 세컨샷할 때 우리 앞팀 세사람은 앞팀(3명)을 따라 잡기 위해 그린을 떠나 다음 홀로 달려가고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리 팀(4명)도, 우리팀 도우미가 처벌받지 않도록 서둘러 조깅하듯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지만 앞팀과의 도착시간 차이가 8분이나 됐다. 이런 식으로 9홀을 돌았다. 9홀을 돈 시간이 불과 1시간4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앞팀과 간격이 벌어져 도우미가 처벌받는다고 한다. 우리는 도우미를 위해 경기과에 이같은 상황을 해명하려고 했지만 그 도우미는 자신이 잘 설명하겠다고 완곡히 거절해 그냥 뒀다. 그러나 후반 첫홀에 가니 우리는 정말 짜증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앞의 두팀을 포함해 5팀이나 밀려있어 30분 넘게 기다린 뒤에야 우리는 출발할 수 있었다. 전반 9홀은 1시간 40분에 끝냈는데 후반 9홀은 홀마다 밀려서 3시간 정도 걸렸다.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게 할바에는 왜 전반9홀은 산기슭의 토끼몰이 하듯이 몰아댔는지…. 맨앞팀 3인, 그 다음 지각(?)의 죄를 진 바로 앞임 3인을 따라가야 하는 우리 넷은 여유로운 일요일 골프의 아름다운 환상은 커녕 사냥개에 쫓기는 가엾은 산토끼 꼴이었다. 너무 느린 경기진행도 문제지만 골프장의 이익만을 위한 앞팀과의 7분이내 도착이라는 조치는 나약한 경기보조원의 처벌을 인질로 플레이어를 압박하는 비열한 수단이 아닐수 없다. 정당한 이유없이 느린 플레이어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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