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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금 100兆 잠자고 있다

여유자금 96兆 달해…주먹구구식 적립·운용부실로 수익률도 저조


부실채권정리기금 등 54개 정부기금의 자산 약 100조원이 고유 목적의 사업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여유자금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가예산으로 분류된 이들 자금이 ‘주먹구구식’으로 지나치게 많이 적립됐고 운용도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여유자금이 과중한 일부 기금의 경우 출연금이나 징수액을 줄이거나 출연ㆍ징수제도를 아예 없앨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국회 예산정책처의 ‘기금의 여유자금 운용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60개 정부기금의 여유자금(운용 평균 잔액 기준)은 총자산 773조원의 절반에 가까운 321조9,587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등 여유자금 적립이 불가피한 사회보험성 기금의 여유자금 225조원을 제외한 54개 기금의 여유자금은 무려 96조2,837억원이다. 또 54개 기금의 여유자금 규모도 매년 급증해 지난 2006년 87조7,616억원에서 지난해 96조2,837억원으로 8조5,221억원(9.7%)이나 늘었다. ★관련기사 3면 그러나 지난해 기금의 평균 운용 수익률은 6.58%에 머물러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의 3년간 수익률 12.3%, 네덜란드 공적연금의 수익률 8.6% 등 10% 안팎의 해외 연기금 수익률보다 현저하게 낮다. 60개 기금의 평균 운용 수익률 6.58%보다 낮은 기금은 신용보증기금(4.53%), 국민건강증진기금(4.89%), 중소기업진흥 및 산업기반기금(5.0%), 국민주택기금(5.58%) 등 52개로 상당수의 기금이 부실하게 운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여유자금의 자산운용 담당 인력도 5월 현재 총 498명으로 한 명당 무려 6,465억원을 관리해 전문인력이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 기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면서 과도한 여유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따라 국회 예산정책처는 여유자금이 한해에 쓰이는 사업자금보다 많은 농작물재해보험기금ㆍ국제교류기금ㆍ문화예술진흥기금 등 14개 기금과 여유자금이 전체 기금의 평균 여유자금 비율(25%)을 초과하는 남북협력기금ㆍ전력사업기반기금ㆍ관광진흥개발기금 등 25개 기금의 경우 출연 또는 징수의 적정성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한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여유자금을 쌓는 적립식이 아니라 한해에 쓸 사업자금만 보유하는 부가식 방식으로 기금을 운영한다”면서 “기금의 특성상 여유자금을 보유할 수는 있지만 정부가 여유자금 운용규모의 적정성과 관련한 체계적인 관리기준을 전혀 마련하지 않는 등 여유자금을 과도하게 쌓고만 있어 국민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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