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인수·합병(M&A) 규모가 11조원을 넘어 반기 기준으로 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M&A 규모는 1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2년 상반기 18조8,000억원 이후 최고치다.
올해 상반기에 다음·카카오, 삼성SDI·제일모직, 현대엔지니어링·현대엠코 합병 등 대형 거래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항목별로 보면 합병 관련 금액이 9조4,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양수도(1조1,000억원), 분할(7,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전세계 M&A거래 규모와 비교했을 때 국내 M&A거래 증가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세계 M&A 거래 규모가 1조7,700억달러(한화 1,947조원)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국내 M&A 거래 규모는 작다는 것이다.
M&A의 질적인 측면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대기업이 신성장 동력사업과 관련한 벤처기업을 인수합병하기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합병이나 분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을 인수합병할 경우 헐값 인수 논란이 많고 M&A 보다 자체 인력 육성을 선호하는 문화가 강해 벤처기업 인수를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A가 대부분 국내 기업을 상대로 이뤄진 점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상반기 해외 기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M&A 규모는 2,000억원으로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현재 많은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가 매물로 나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M&A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KDB대우증권(006800) 및 KDB생명, 현대증권(003450), 아주캐피탈 등이 현재 매물로 나와 있다.
김재룡 금감원 기업공시국장은 “우량기업의 경우 합병, 분할 등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지만 재무구조가 부실하거나 사업내용이 불확실한 기업에 대해서는 면밀한 심사를 통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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