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 수총 세불리기’ 박차

오는 21일 주총을 앞두고 하나로통신과 LG의 외자유치안 통과를 둘러싼 표대결이 가열되고 있다.

하나로통신(사장 윤창번)은 최근 계약을 체결한 뉴브리지-AIG컨소시엄의 11억달러 외자유치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위임장 확보를 위해 1일부터 소액주주 전용 사이트(shareholder.hanaro.com)와 무료 직통전화(080-800-5000)을 가동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직원들이 직접 주주들을 방문하는 등 전방위 활동을 통해 위임장을 최대한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하나로가 이처럼 소액주주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기존 우호지분만으로 주총에서 외자유치안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외자유치안이 통과되자면 전체 주식수 3분의1 이상 찬성, 참석주식수 3분의2 이상 찬성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외자유치안에 반대하고 있는 LG는 지난달 지분율을 15.92%에서 18.03%로 끌어올린 상태. 주총 참여율이 5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결에 필요한 3분의1 이상의 지분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반면 하나로의 우호지분은 삼성ㆍSK텔레콤ㆍ우리사주를 합해도 15.06%에 머물러 있으며 10% 수준인 외국인지분도 우군으로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하나로는 소액주주들의 위임장 확보를 통해 우호지분을 늘리면서 주총 참여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하나로 관계자는 “외자유치안이 주총에서 통과되기 위해서는 18% 정도의 소액주주 지분이 필요하다”이라며 “전직원이 참여해 적극적으로 외자유치의 필요성에 대한 홍보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G측은 비교적 느긋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 외자유치안 부결에 필요한 지분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하나로측의 움직임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LG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소액주주들의 위임 절차가 까다로워 우호지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총 전에 기존 안 보다 나은 조건의 독자적인 외자유치안을 성사시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두환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