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 아서 클라크 지음, 황금가지 펴냄
‘요새는 다 그렇듯이 똑 같은 망에 속해 있어. 전 세계의 컴퓨터들이 연결되어 있지. 생각해 볼 문제네요, 박사님. 만약 실제로 문제가 생긴다면 은행에서 먼저 생길거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의 원작 등으로 SF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아서 클라크(1917~2008)의 단편 ‘프랑켄슈타인의 전화’ 중 한 대목이다.
1965년에 쓴 이 소설에는 전 세계 컴퓨터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한다. 당시 컴퓨터는 대형 전자 계산기의 수준을 벗고 처음으로 프로그램을 탑재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렀으나, 그는 컴퓨터들끼리 연결해서 통신을 한다는 미래를 내다본 것이다.
이 소설은 후에 인터넷 월드와이드웹(WWW)의 창안자인 팀버너스 리에게 영감을 주게 된다. 뿐만 아니다. 영화 ‘딥 임팩트’도 그의 단편 ‘신의 망치’에서 출발했으며, 그의 장편이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동명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원작 역시 전집에 실린 ‘추적자’ ‘해저 목장’ 등 단편에서 시작됐다.
그의 소설에는 통신위성, 인터넷, 우주정거장, 핵발전 우주선 등 현대과학의 결정체가 등장해 클라크는 현대 과학에 영향을 끼친 미래학자로 평가받기도 한다.
전집은 클라크의 1주기를 맞아 평생 발표한 단편 104편 모두를 실어 출간했다. 총 4권으로 구성된 전집 중 우주시대의 개막을 연 후반기(1953~1999)의 단편 65편을 먼저 나왔으며, 초기(1937~1953) 작품 39편은 가을에 선 보일 예정이다.
50여년 전 이미 오늘을 내다 본 저자의 통찰력과 과학 기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 그리고 무한대로 내달리는 독특한 상상력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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