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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 돌풍 ‘반지의 제왕’ 압도

외화 `반지의 제왕3:왕의 귀환` 과 한 주 차이로 맞붙은 국내 영화 `실미도` 의 바람이 거세다. 한국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스크린에서 개봉한 `실미도` (24일 개봉) 는 할리우드 최대 시리즈물로 기억될 `반지의 제왕3` (17일 개봉) 에 맞서 초반부터 그리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또 하나의 흥행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반지의 제왕3`이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총아라 부를 수 있을 만한 온갖 노하우의 `집산품`임을 고려할 때 새삼 우리 영화의 가능성과 위상을 가늠케 된다. ◇실미도,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 작성 중=국내 영화로는 최대 규모인 325여개 스크린에서 개봉된 `실미도`는 24일 개봉 이후(23일 일부 극장 전야제 포함) 5일간 전국 159만명을 동원, 국내 영화 사상 개봉 첫 주 최대 흥행 기록을 작성했다. 주중 개봉했음을 감안, 첫 주말 기록만을 살펴보더라도 서울에서 19만2,000명(27~28일)을 모아 한국영화 종전 신기록인 6월 개봉작 `장화,홍련`의 수치(14만8,000명)를 뛰어넘었다. 100만명 돌파에 걸린 시간은 `스캔들-조선남녀 상열지사`와 같은 4일이지만 스코어 면에서 `스캔들`보다 46만명 가량 앞선다. 이와 같은 기록은 올 최대 화제작 `반지의 제왕`보다 한 주 늦게 개봉, 선점 효과도 누릴 수 없는 가운데 이뤄낸 것이어서 더욱 의의가 있다. `실미도`는 당초 300여개 정도의 스크린에서 개봉했으나 첫 날 30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모으며 개봉일 한국영화 흥행 기록을 경신, 이틀 만에 개봉관 수를 325개로 늘렸다. 또한 27~28일 `실미도`는 19만2,000명의 서울 관객을 불러모아 `반지의 제왕`의 18만 명(2주차)을 되려 제쳤다. 첫 주 `반지의…`의 전국 관객 수는 168만명으로 `실미도`가 첫 주에 세운 159만명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인터넷 예매 사이트인 맥스무비의 집계를 살펴봐도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실미도` 개봉 전 주 `반지의 제왕`의 관람일 기준 예매율은 전체 예매량의 80.89%에 달했으나 27~28일의 예매율은 53.65%로 줄어들었다. 반면 새 진입한 `실미도`의 점유율은 32.55%로 나타나 `반지의 제왕3`의 파이를 고스란히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5일부터 31일까지의 전체 예매율이 각각 51.2%와 33.1%로 나타나는 점을 봐도 동일하게 확인된다. 3~4위를 차지한 외화 `러브 액츄얼리`나 국내 영화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 등의 예매 점유율이 10% 아래인 점을 감안한다면 `실미도`는 희대의 할리우드 영화 `반지의 제왕`과 맞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현재로선 유일무이한 영화인 것이다. ◇반지의 제왕, 흥행 역사 경신 중=`실미도`의 기록은 `반지의 제왕`이 예상대로 모든 국내 흥행 기록을 순차적으로 갈아치우고 있음을 고려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반지의 제왕3`은 지난 28일 서울에서 108만명, 전국 35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영화사상 최단기간(11일) 전국 300만 관객 돌파 기록을 세웠다. 이는 시리즈 2편이기도 한 `반지의 제왕2:두개의 탑`의 역대 기록(14일)을 3일이나 앞당긴 것이다. 또한 `반지의 제왕`은 지난 23일에도 개봉 7일 만에 전국에서 200만 관객을 불러모으며 200만 돌파 성적을 새로 만들었다. 긴 상영 시간 탓에 하루 3~4차례 밖에 상영될 수 없어 24시간 극장을 운영하는 복합 상영관들도 생겨나고 있다. ◇반지의 제왕과 실미도=두 편의 대작 영화가 상영된 전국 스크린은 약 700개. 지난해 말 전국극장협회가 발표한 전국 스크린 수 1,000개를 기준으로 하면 전체의 70%를 두 영화가 나눠가진 셈이다.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의 예매율을 살펴봐도 전체 시장의 80%대를 두 영화가 분할하고 있는 중. `반지의 제왕`의 마케팅 대행사는 현 추세를 감안, 올해 말까지 400만명, 1월 중순까지 종전 최대 기록인 550만명(반지의 제왕:두개의 탑) 돌파에 다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실미도` 역시 최단 기간(한국영화 기준) 300만명 돌파, 손익분기점이 될 400만명 돌파 등을 이뤄낼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한국형 블록버스터급 영화 중 최초로 수익 달성에 성공하는 사례가 돼 또 다른 파장을 예고케 된다. 새해 연휴를 지나고 나면 그 가늠이 더욱 분명해 지겠지만, 물론 `실미도` 제작진의 꿈은 `친구`가 세운 830만 흥행신화 경신에서 그리 먼 것 같지 않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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