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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는 한국형 Owner Way] <1> 이건희 前삼성회장의 창조경영

창조적 인재육성·쉼없는 R&D로 '초일류 신화' 이끌어<br>철저한 성과주의로 내부경쟁 유도 신사업 발굴위한 공격적 투자 등<br>차별화된 경영으로 눈부신 실적 日기업도 따돌리고 세계시장 호령



'한국 경제 회복 가속화(월스트리트저널)' '경쟁력 확보한 한국 기업들(파이낸셜타임스)'. 삼성, 현대ㆍ기아차, LG, SK 등 ㈜대한민국 대표주자들의 선전에 대한 외신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위기 이후 한국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던 영국 언론에서도 '정작 문제는 한국이 아니라 영국'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제 글로벌 위기를 기회로 만든 한국 대표기업들이 다가오는 2010년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향한 더욱 큰 도전에 나선다. 한국 대표기업들의 선전에는 수십 년간 걸쳐 정착된 '한국형 오너 웨이(Owner Way)'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게 경영학자 등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창조경영,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의 품질경영, 구본무 LG 회장의 인재경영, 최태원 SK 회장의 시스템 경영 등 한국 기업인들이 세운 경영철학을 되짚어본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삼성전자를 '한국의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보도했다. 또 일본의 한 경제월간지는 "삼성전자는 차원이 다른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더 이상 삼성의 뒷모습도 보이지 않는다"는 일본 전자업계의 장탄식을 소개했다. 글로벌 위기를 거치면서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삼성은 다시 한번 진화했다. 한때 세계시장을 호령했던 일본 전자업들이 도저히 따라올 엄두를 내기 어려울 정도로 격차를 벌렸다. 그렇다면 눈부신 질주를 가능케 한 삼성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발 빠른 시장대응, 과감한 공격경영,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의 밑바탕에는 삼성만의 경영철학이 깔려있다. '도요타 way'처럼 '삼성 way'가 가장 성공적인 글로벌 경영기법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 way는 고(故) 이병철 회장부터 이건희 전 회장에 이르면서 완성됐다. 핵심은 이건희 전 회장의 '창조경영' 이다. 93년 재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신 경영'이 삼성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면 창조경영은 현재의 삼성과 미래의 삼성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2006년 1월 신년사. 이 전 회장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두에서 험난한 여정을 걸어야 한다"며 창조경영의 화두를 던졌다. 그 뒤 '창조적 열정', '창조경영', '상상력' 이라는 화두를 던진 그는 2006년 6월 26일 독립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삼성이 지향해야 할 좌표로 '글로벌 창조경영'을 제시하며 창조경영의 본격적 시발을 알렸다. 창조경영은 삼성만의 길을 개척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일본 베끼기부터 시작한 삼성이 신경영을 통해 한 단계 도약했다. 2003년 삼성전자가 매출 규모에서 일본 소니를 넘어서자 세계 유수의 경영학자들이 '일류 기업은 선진국에서만 나올 수 있다는 통념을 깬 최초의 사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때까지만 해도 삼성은 모방을 통해 1등 대열에 합류했다"며 "창조경영은 삼성 만의 방식으로 명실상부한 1등으로 올라서자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당시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의 주요 제품들이 이미 국내외 시장을 통틀어 선두권에 진입해 있는 만큼 다른 기업의 경영을 벤치마킹 하거나 모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앞으로는 삼성만의 고유한 독자성과 차별성을 구현할 수 있는 창조적 경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창조경영은 현재도 여러 형태로 정형화 되고 있다. 그 중 핵심은 단연 삼성만의 고유 경영 시스템과 창의적 인재 발굴ㆍ육성이다. 삼성만의 고유 경영 시스템으로는 PS(초과이익분배금)와 PI(생산성격려금) 등이 대표적이다. 사업부별 성과주의 제도인 'GPM 제도'도 삼성 만의 고유 경영 스타일 중 하나다. 이 제도는 제품을 관장하는 사업부 내에 해당 사업부와 관련된 기능을 집어 넣는 것으로 사업부간에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GPM 제도에 대해 "매해 3,000~4,000명 가량의 대졸 신입 직원이 입사한다. 이들은 각 사업부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친다"며 "이런 과정을 통과한 사람이 임원이 된다"며 치열한 내부 경쟁 속에서 성장한 임원은 어느 누구라도 당장 삼성을 경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유의 경영 시스템과 더불어 창조경영의 또 다른 축은 바로 인재발굴 및 육성이다. 전 세계 시장을 돌며 삼성 만의 기술력을 창조해 나갈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재개발원을 통한 지속적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지역전문가 제도를 통해 해당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은 지금도 삼성 인재경영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고유 경영 시스템과 인재발굴은 삼성인에게 '성공 DNA'을 심어주며 안주해서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을 심어주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가 삼성전자에 패한 원인을 분석한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그 원인 중 하나로 '삼성에 숨어 있는 글로벌 확장이라는 유전자'를 꼽기도 했다. 창조경영의 또 다른 요소로는 '신수종 사업 발굴'이다. 이를 위해 고급 인재 육성 및 발굴 외에 R&D(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지속해 오고 있다. 불황 때나 호황 때나 연구개발 투자는 지속되어 왔고, 그 결과가 오늘의 삼성을 있게 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비 이공계 CEO를 찾아보기 어렵다. 창조경영 일환으로 기술 중시 경영을 펼쳐왔고, 삼성 그룹을 이끌고 있는 출신들의 대부분이 이공계 인력이다. 비 이공계 CEO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다른 그룹과 확연히 차별되고 있다. 실패학의 창시자인 하타무라 요타로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가 한국을 방문, "삼성이 대부분 분야에서 일본을 앞질러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너무나 충격적인 결과이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삼성의 창조경영은 지금도 진화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자율복장제 및 자율출근제를 도입했다. 또 성과 보상 시스템도 일 잘 하는 사람 보다 창조적 사람이 더 많은 보수를 받도록 고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한발 더 나아가 사업장을 꿈의 일터로 만들어 세계 인재가 근무하고 싶은 곳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의 창조경영이 또 다른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대 교수는 "창조경영 실천에는 기존 삼성의 강점과는 전혀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며 "성공의 덫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상상과 실험이 통하는 그런 문화를 이뤄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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