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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의 기쁨이 장례식의 절규로

연극 '피의 결혼' 31일까지 동숭홀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옛 애인을 가슴에 품은 채 여자는 다른 남자와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여자는 결혼식이 끝나고 결국 애인과 도망을 간다. 남편이 뒤쫓아 결국 두 남자는 결투 끝에 죽고 만다. 한 여자의 사랑으로 인해 결혼식은 장례식으로 바뀌고, 혼인한 날 아들을 잃게 된 어머니의 기쁨과 절규가 교차한다. 연극열전의 마지막 작품으로 ‘피의 결혼’(연출 김정옥)이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오는 31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스페인 극작가 훼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원작을 재해석해 한국적인 마당극 형식을 빌어 전혀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다는 평가로 82년 초연 당시 연극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피의 결혼은 우리의 연극이 세계적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저력을 보여준다. 서양작품의 한국적 수용을 통해 보편화된 인간의 정서를 찾고 ‘전통의 현대화’에 대한 연출가의 고민을 무대에서 느낄 수 있다. 또 막간극으로 이어지는 촌극은 광대들이 펼치는 연극의 놀이성과 무당굿을 위시한 신비로운 제의성이 잘 조화된 독특한 무대를 만날 수 있다. 번안극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무대와 의상이 전통적이다. 흑과 백의 조화를 이룬 배우들의 한복은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선과 악의 공존과 대립을 보여준다. 전체적인 무대는 단순하지만 거친 질감의 삼베, 광목 그리고 전통 조각보가 걸려있어 환상적이며, 전위적인 느낌을 연출해 독특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시적인 대사와 비장한 비극으로 수준 높은 연극의 멋을 느끼고 싶은 관객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겨준다. 20대부터 피의 결혼에 출연해 온 배우 박정자가 운명적 삶을 수용하는 어머니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또 박웅, 권병길, 한명구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는 탄탄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02)762-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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