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템, 대우종기 인수 포기 공식화…업체간 막판 신경전

현대차그룹의 로템이 대우종합기계 방산 부문인수 포기 의사를 공식화함으로써 대우종기 매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로템의 입찰 불참으로 분할 매각으로 방향을 트는 듯했던 대우종기 매각은 다시일괄 매각쪽으로 쏠리게 됐으며 업체간 막판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로템은 8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우종합기계 매각과 관련, 그동안 추진해오던 방산 분야 입찰에 불참하는 쪽으로 내부방침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템은 "예비입찰에서 제외됐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인수가 최종 입찰에서는 방산 부문 입찰에 포함됐다"며 "KAI 지분 인수는 로템의 사업방향과 다른데다 KAI의 경우 사업실적과 사업성 등이 불투명한 우주항공분야가 주 사업부문이고현재 세금 등에 대한 논란도 있어 입찰에 참여치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로템은 자사의 전차와 대우종합기계 방산 부문의 장갑차 분야를 통합,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기술자립을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표명해왔다.

로템은 "이번 입찰이 국가적으로는 방산산업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 매우 좋은 기회였다고 판단되나 앞으로 차세대 전차와 차륜형 전투차량 연구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기술자립과 해외시장 진출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KAI는 지난 99년 10월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 3사가 빅딜을 통해 동등 지분으로 총 2천892억원을 현물 출자해 출범시킨 항공 통합법인으로,우선주까지 포함한 지분구조에서 현대차, 대우종합기계, 삼성테크윈 등 3사가 28.1%씩, 채권단이 15.7%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로템이 대우종기 방산 부문을 인수하면 현대차그룹은 기존 현대차 지분에 KAI 지분까지 더해 총 56.2%의 지분으로 KAI의 새로운 대주주가 되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대우종기의 1대 주주인 자산관리공사(KAMCO)는 대우종기 인수자에게대우종기가 갖고 있는 KAI 지분 28.1%(보통주 기준 33.3%) 전량을 함께 넘기되 분할매각시에는 방산 인수 주체측에 KAI 지분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방산 부문에서 고가의 인수가액을 적어낼 것으로 관측됐던 로템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대우종기 매각 국면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주내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인 팬택과 대우종기 공대위간 컨소시엄이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두산,효성 등 나머지 일괄 인수 업체의 반격도 거셀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삼영-통일중공업, 한화, 디자인 리미크 등 방산 인수 희망업체와 칼라일,테렉스, JP모건스 등 민수 부문 인수 의향업체 등 분할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업체들도 아직까지 일괄매각 방침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니 만큼 막판 인수전에 총력을기울인다는 방침이어서 업체간 물밑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공대위-팬택 컨소시엄 구성과 로템의 인수전 포기에 더해 KAMCO측이 인수후 5년간 경영계획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 변수들이 계속 불거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