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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 안전한가" 문의 쏟아져… 대형銀으로 예금 갈아타기도
입력2011-02-21 17:34:53
수정
2011.02.21 17:34:53
[저축銀 영업정지 후폭풍] 서울·수도권 저축銀창구 분위기<br>"우리 은행은 문제없다" 고객 안심시키기 진땀<br>건전성 높은곳 수신 늘어 저축銀 양극화 조짐도
"당분간 영업정지 되는 곳 없다더니. 이래서야 정부를 믿을 수 있겠어요!"
"죄송합니다. 그 부분은 저희 소관이 아니어서…."
지난주 말 부산저축은행 계열 3곳과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추가 영업정지 소식이 전해진 후정상영업을 시작한 21일 서울 및 수도권 저축은행 창구에서는 이 같은 대화가 수도 없이 오갔다. 고객들은 정부를 믿고 현재까지는 기존 예금을 인출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예금을 유지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어 보였다.
◇서울ㆍ수도권은 문의만 쏟아져=이날 당초 우려했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저축은행들은 고객들의 불안을 안정시키는 데 총력을 다했지만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통해 자신의 예금은 안전한지 등에 대한 고객들의 질문이 쏟아져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냈다.
명동 인근 T저축은행은 이날 상담창구에 자사의 재무건전성이 문제 없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일일이 붙이는 등 고객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상담창구를 찾은 60대 여성 A씨는 "다음달이 만기인데 걱정돼서 은행을 찾았다"며 "만기 이전에 돈을 찾으면 이자를 못 받는다고 해서 그냥 두기로 했지만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50대 B씨는 "하도 불안해 비교적 금리가 높았던 다른 저축은행 예금을 빼서 이 은행으로 옮기기로 했다"면서 100만원짜리 수표 수십장을 꺼내 놓았다. D저축은행의 경우도 비슷했다. 행내에 '신용등급 A-'라는 대형 플랜카드를 걸어놓았고 한 직원은 행내를 바삐 움직이며 빗발치는 고객들의 질문에 응대했다. 창구를 찾은 고객에게는 이날부터 금리가 4.6%에서 4.9%로 올랐다며 신규 예금유치를 권하는 모습도 보였다. H저축은행은 60대ㆍ70대로 보이는 고객 40여명이 몰려들어 다소 혼란스러웠다. 은행 측은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작성해 고객들에게 배포했고 2명의 직원들이 아예 대기장소에 상주하며 고객들의 질문에 답하느라 진땀을 뺐다. 70대로 보이는 C씨는 "나머지 저축은행들은 문제가 없다는데 과연 그 말을 믿을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곁에 있던 한 고객은 "정부고 은행이고 믿을 만한 곳이 없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휘저었다. 노모를 모시고 은행을 찾은 D씨는 "어머님이 노후자금으로 저축은행에 예금을 해놓으셨는데 하도 불안해 하셔서 함께 나와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일부 저축은행 예금자들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는 5,000만원을 제외한 예금액을 찾아가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예금이 만기돼 찾아가는 경우였다.
◇예금 갈아타기…양극화 조짐도=이번 사태를 맞아 저축은행들이 고객불안을 덜고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예금상품 갈아타기'도 두드러졌다.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형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수신이 소폭 늘어나는 등 양극화 현상마저 나타날 조짐이었다.
은행을 찾은 E씨는 창구 앞에 쓰여 있는 금리 안내표를 일일이 수첩에 적고 있었다. 그의 수첩에는 다른 저축은행들의 금리 내용도 빼곡히 쓰여 있었다. 그는 "높은 이자를 주면서도 안정적인 저축은행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며 "혹시 그런 은행 아느냐"며 되묻기도 했다.
저축은행 영업부의 한 관계자는 "오전에는 인출고객이 더 많고 오후에는 입금하려는 고객이 더 많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창구에서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자금이탈이 없었지만 인터넷뱅킹을 통해서는 평상시보다 많은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금리에 민감한 30~40대 직장인들이 금리를 비교해 높은 이자를 주는 은행으로 갈아타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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