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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행 신탁살리기 나섰다

금융당국·은행 신탁살리기 나섰다금감원, 연구원에 발전방안 용역 의뢰 고사상태에 빠진 은행신탁을 살리기 위해 은행권과 금융당국이 신상품을 개발하고 새 발전방안을 마련하는 등 신탁활로를 모색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시적으로 허용된 단기신탁에 이어 부동산투자신탁·유언신탁 등 새 상품이 등장하고 금융감독원은 한국금융연구원에 「은행신탁 발전방향」을 주제로 용역을 의뢰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은행신탁의 몰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어져가고 있다. 수탁액은 제어하기 어려울 정도로 줄어들고 자금시장 내에서의 역할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이처럼 신탁이 위축되자 관리업무 일부를 제외한 모든 신탁운용업무를 외부 용역에 맡겨 사실상 신탁을 은행 밖으로 떼어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신상품 등장하지만 돈이 안돼=국민은행은 지난 7월 부동산투자신탁을 처음 선보였다. 송파구 문정동의 재개발 아파트와 관련해 130억원의 펀드를 모집, 순식간에 펀딩이 완료됐다. 이달 말께 2차 부동산투자신탁 물건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 하나은행은 이르면 다음주께 유언신탁을 출시할 계획이다. 유언에 따른 재산분배와 자금집행을 은행이 대신해주는 상품으로 은행은 이를 통해 1~2%의 수수료 수입을 얻게 된다. 금감원과 상품약관을 놓고 협의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일부 여신전문금융기관의 자산유동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자산담보부 기업어음 발행을 주선하는 등 신탁부서의 수익원 다변화에 안간힘을 다해왔다. 이처럼 은행들은 신탁을 살려보려고 애쓰는 모습이지만 현실 여건은 만만치 않다. 부동산개발신탁이나 유언신탁 등 신상품은 대중적인 금전신탁 상품과는 달리 시장규모가 너무 작다. 연말까지 한시 허용된 단기신탁 역시 마케팅에 실패하고 말았다. 은행신탁의 수탁액은 올들어 7월 말까지 27조원이나 감소했고 이달들어서도 감소 일로에 있다. ◇금융당국도 활로모색 나섰지만…=금융감독원은 은행신탁 발전방향을 주제로 한국금융연구원에 용역을 의뢰, 손상호(孫祥晧) 선임연구위원이 이달 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용역을 받은 금융연구원도 뾰족한 대안이 없어 부심하고 있다. 孫선임연구위원은 『은행신탁의 몰락은 「수탁액 급감-회사채·CP 등 수요 위축-직접금융시장 기반 붕괴-간접금융(은행대출) 의존도 상승」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이러한 흐름을 되돌릴 묘안을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금융연구원측은 신탁 발전방향을 모색하면서 미국시장을 벤치마킹해 보고서를 최종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신탁과의 통폐합 문제는 겉으로는 그럴 듯 하지만 당장 직접금융시장의 위기를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입장. 또 은행신탁을 완전 자회사로 분리하는 등의 문제 역시 제도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점차 포기하는 은행 늘어나=신탁의 몰락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어지면서 점차 신탁을 포기하는 은행들도 눈에 띄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은 최근 정기인사에서 신탁부서장을 「경량급」으로 바꾸고 그동안 진행해온 신상품 개발이나 중기적으로 검토해온 프로젝트를 아예 중단해버린 사례까지 등장했다. 신탁업무의 핵심인 자금운용과 펀드관리를 아예 전면 아웃소싱으로 돌리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이미 단위형 펀드 등의 주식운용은 상당부분 외주에 의존하고 있지만 채권운용 등 나머지 부분도 전문 운용기관에 위탁하고 은행은 창구판매와 일부 관리업무만 맡겠다는 구상. 신탁은 이제 은행 밖으로 밀려날 처지에 놓였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입력시간 2000/08/15 17:5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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