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의원과 취미생활
입력1998-12-06 00:00:00
수정
1998.12.06 00:00:00
지역구민들과 민원인, 그리고 여러 종류의 사람들 속에 포위되어 사는 사람이 국회의원이다.때로는 사람과 회의속에 춤을 추며 사는 의원들인지라 피로와 짜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틈이 나면 서울이고 지방이고 간에 지역구로 쫓아가야하니 무미건조한 고달픈 인생이다. 그래서 의원들은 쉴 틈이 별로 없다. 따라서 취미생활을 꿈꾼다는 것은 사치에 불과하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의원도 사람인데 쉬어가면서 취미라는 활력소를 맛보고 싶을 때가 있다.
필자의 경우 유일한 취미는 바둑이다. 동료의원들과 틈이 나면 한 두판씩 둬보기도 하지만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판이 깨지기가 일쑤다. 그러나 일찍 귀가하는 날 밤10시는 으례 TV앞에 앉는다. CATV 바둑전문채널 46의 포로가 되기를 자청한다. 이 시간은 「초점국 퍼레이드」로 국내 프로기사(碁士)는 물론 일본과 중국의 프로기사들의 주요대국을 소개해 주는데 참으로 재미가 있다. 필자의 기력(碁力)은 「3.5급」으로 4급은 여유있고 3급은 모자라는 수준에 불과하다.
TV46 덕분에 기력이 조금 향상되는 것같은 느낌은 있으나 실전을 할 시간이 없어 확인할 길은 없다.
바둑을 좋아하는 의원 수는 약 60여명으로 꽤 많은 것 같은데 둘 시간이 없으니 소수에 그치고 만다.
의원들이 또 좋아하는 취미는 골프. 다선 중진의원들은 휘하의 초·재선의원들을 가끔 필드로 초청하기도 하는데 금년 들어서는 실적이 극히 저조해졌다. 그래서 한창 골프에 재미를 붙인 의원들은 한팀씩 조를 짜서 더치·페이 형식으로 공을 치는 풍조가 늘어나고 있다. 남에게 신세를 안지고 뒤가 깨끗하니 이 방법이 가장 좋다고 이구동성이다. 필자의 핸디는 24수준으로 골프를 친다고 명함을 내밀 수도 없는 실력이다. 의원들이 다음으로 좋아하는 취미는 등산. 이것은 주로 지역구민들과 함께 즐기는 지역구행사 차원의 운동이기 때문에 의원들끼리 모여서 가는 경우는 특별한 서클 이외에는 거의 없다.
의원들은 이밖에도 「의무성 취미」로 음주가 있는데 지역구민이나 신문기자들과 자주 어울릴 때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원들이 과음을 꺼리기때문에 인기있는 취미는 될 수가 없다.
이처럼 의원들은 어떻게 보면 취미생활과는 담을 쌓고 사는 사람들이다. 참으로 불행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