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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열사의 땅 카타르의 라스 라판(Ras Laffan) 산업단지에서 한국 해외건설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국내 건설업체 최초로 해외 수주액 600억달러 고지를 점령한 것. 현대건설은 2일 카타르에서 20억6,791만달러(한화 약 2조266억원) 규모의 라스 라판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해 누적 해외공사 수주액이 60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의 해외수주 600억달러 돌파는 지난 1965년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따내 우리나라 최초로 해외건설에 나선 이후 43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특히 600억달러는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에서 수주한 2,700억달러의 23%에 달하는 금액이다. ◇맨몸으로 시작해 플랜트의 강자로 서다=현대건설이 1965년 해외에서 처음 수주한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는 국내는 물론 이후 중동시장 진출의 발판이 됐다. 현대는 이후 1976년 20세기의 대역사라 불린 9억6,000만달러 규모의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를 비롯해 ▦사우디 해군기지 확장공사(1975년) ▦바레인 디플로매트 호텔 신축공사(1977년) ▦사우디 아시르 전력공사(1979년) 등을 잇따라 수행해 한국 건설업계의 중동 특수를 이끌었다.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공사는 현대건설이 단순 토목에서 벗어나 플랜트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로서는 최대인 26억달러 규모의 이 사업을 현대는 단일 플랜트 공사 사상 세계 최단기간인 35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마쳤다. 2006년 8월 현대건설은 카타르에서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일본 도요(Toyo)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카타르 셸(Shell)GTL이 발주한 총 13억달러(원화 약 1조2,350억원) 규모의 ‘펄GTL’ 공사를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수주하는 개가를 올렸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그동안 유럽ㆍ일본 등의 일부 선진업체들이 독점해온 GTL(Gas-to-Liquidㆍ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국내 플랜트 기술력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멈추지 않는 글로벌 신화=현대건설은 3월 말 이종수(사진) 사장 주재로 서산연수원에서 열린 해외사업회의에서 올해 수주목표액을 47억달러에서 6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목표수정에는 해외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카타르 라스 라판 복합발전소 수주 외에 쿠웨이트 알주르 정유공장, 두바이 제벨알리 복합화력발전소 등 대형 사업이 잇따를 것으로 예고돼 현대건설의 이 같은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4월29일 카타르 메사이드 비료공장 착공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사장은 “해외수주 600억달러 돌파는 현대건설의 의지와 도전정신, 한 차원 높은 기술력 등 3박자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공사 능력을 갖춘 경쟁업체들은 많지만 엄청난 자재와 인력을 적기에 조달하고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은 현대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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