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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타려고 미인계까지…"

■ 노벨상 스캔들<br>하인리히 찬클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br>100년 역사속 논란·오류·비화 등 풀어내<br>"노벨 유언대로 수상과정 진행되는지도 의문"





매년 10월이 되면 전 세계 언론은 스웨덴 한림원(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에 주목한다.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ㆍ화학상ㆍ문학상ㆍ평화상ㆍ경제학상 등 6개 부문 영예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탄생하는 광경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올해도 어김없이 노벨재단은 잇달아 수상자들을 발표했다. 1901년 첫 수상자들 발표를 시작으로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노벨상. 그 뒤에 감춰진 은밀한 이야기를 담은 책 한 권이 '노벨상 시즌'에 맞춰 발간됐다. 저자 하인리히 찬클은 '역사의 사기꾼들' '지식의 사기꾼들' '과학의 사기꾼들' 등 지식인의 그릇된 행동으로 역사가 뒤바뀐 현장을 추적하는 작업을 놓지 않고 있는 유전학 분야 박사이자 과학 교양서 부문 베스트셀러 작가. 이번에는 노벨상 100년 역사에서 있었던 논란과 오류, 그리고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스캔들을 풀어낸다. 다이너마이트 제조 성공으로 어마어마한 부를 쌓았던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이 만든 노벨상은 첫해부터 유쾌하지 못한 논쟁에 휩쌓인다. 주인공은 첫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빌헬름 콘라드 뢴트겐. 새로운 종류의 광선 'X선'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과학자의 영광을 거머쥐었지만, 한때 그의 과학적 동지였던 독일 과학자 필리프 레나르트의 독설을 피할 수는 없었다. 수상업적에 레나르트의 이름이 한 줄도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 물리학상 수상결과를 보고 화가 난 그는 "뢴트겐은 X선 탄생의 산파에 불과했으며, 산모는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하며 영원한 적으로 돌아섰다. 다른 사람의 연구결과를 베낀 경우도 있다. 유전자 구조를 발견해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탔던 제임스 듀이 왓슨과 프랜시스 해리 콤프턴 크릭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DNA구조 해명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던 영국 과학자 라이너스 폴링이 자신들의 강력한 경쟁자라고 판단,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왓슨과 크릭은 상대측 정보를 캐내기위해 누이동생을 동원해 미인계를 쓰는가 하면, 라이너스 폴링을 도왔던 연구원에게 접근해 관련 정보를 캐내는 등 실험에 몰두하기 보다 스파이 노릇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과학자의 양심을 저버린 이러한 행동은 입담 세기로 소문난 왓슨이 후에 떠들고 다녀 아는 사람들은 아는 과학계의 스캔들로 남게 됐다. 저자는 알프레드 노벨이 남긴 유언대로 수상 과정이 진행되는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특히 "지난해에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에게 상을 수여하라"는 유언장의 내용은 매번 무시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 대표적인 사례로 인도의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를 들었다. 살아있을 때 이미 '마하트마(위대한 영혼)'로 불렸던 그가 노벨 평화상을 받지 못한 것은 서구 중심의 보수적인 심사가 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시대를 열광시킨 놀라운 발견과 어처구니 없는 오류 등 당대의 시대상을 담고 있는 노벨상의 역사를 통해 인류가 이뤄놓은 지적 역사의 궤적을 추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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