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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스톡옵션
입력1999-03-09 00:00:00
수정
1999.03.09 00:00:00
金容元(도서출판 삶과꿈 대표)연봉(年俸) 36억원, 연봉 100억원의 월급쟁이 스타가 우리 나라에 탄생했다는 소식이다. 연봉의 대부분이 스톡 옵션(STOCK OPTION)이기 때문에 정확한 액수를 미리 말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현재대로라면 대체로 그렇게 계산된다는 신문기사이다.
스톡옵션은 주식매입 선택권이다. 김정태 주택은행장의 예(例)를 든다면, 월급을 1원으로 하는 대신, 스톡옵션으로 액면가격 5,000원의 주택은행주식 30만주를 2001년 이후에 시가로 팔 수 있는 권리를 갖기로 약정됐다. 작년 8월 은행장에 취임한 후 그동안 주가가 올라서 현 시세가 1만9,000원수준, 대략 2만원으로 친다면 벌써 45억원의 차익이 발생한 것이다. 주가는 예측할 수 없다.
만일 주가가 2001년에 3만원으로 뛰면 75억원의 차익이 생기고, 반대로 최악의 경우, 액면가격 이하로 떨어져 버리면 주식을 인수 안하면 그만이다. 물거품처럼 헛수고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할까.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투기성을 띤 것이 스톡 옵션이다.
리스크가 있는 벤처기업, 증권투자금융관계의 회사, 부실한 기업을 다시 살리는 과정에서 특출한 능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을 스카웃할 때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다. 당장 많은 월급을 주지 않으면서 유능한 사람을 데려와 죽어라하고 뛰게 할 수 있는 점에서, 자기가 애써서 회사를 키우는만큼 주식으로 크게 보상받을 수 있다는 매력에서 기업주와 월급쟁이의 이해(利害)가 맞아떨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적 규모의 헤지펀드를 굴리는 미국의 조지 소로스 씨는 최근 서울증권을 인수하면서 39세 무명의 강찬수 씨를 공동대표이사로 발탁하고, 그에게 연봉 36억원이라는 신화를 안겨 주었다. 강찬수씨는 기자와 만나『소로스 씨로부터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느냐. 회사가 돈을 벌면 너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IMF사태후 극심한 시련을 받는 요즈음, 스톡 옵션 제도는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98년엔 544개 상장사 가운데 35%에 해당하는 193개사, 금년엔 주주총회 일정이 신고된 194개사 가운데 28개 회사가 이를 실시하겠다는 안건을 작성했다.
속출하는 실업자와 임금동결이라는 우울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엄청난 충격으로 우리 주변에 다가왔다. 언제 쫓겨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전체 전문경영인들의 착 가라앉은 마음에 획기적인 동기부여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사의 장기비전이나 건실한 회사를 만드는 꾸준한 노력보다는 스톡옵션에 더 정신을 뺏겨 단기이익만을 노리는「일확천금·한탕」의 들뜬 풍조가 산업의 기축을 흔들어대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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