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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초유 압수수색에 '침통'

"정보기관 위상추락" 반발속 "전화위복" 목소리도

'안기부ㆍ국정원 도청'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이 19일 오전 국가정보원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하자 국정원직원들은 침통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가 최고 기밀정보를 수집 생산하는 정보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이 사상 처음으로 이뤄지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일이어서 어느 조직보다 자부심이 강한 '정보맨'들의 심리적 충격파는 예상외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지켜본 직원들은 대체로 "참담하다", "실망스럽다"는 반응을내놓아 후유증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 홍보관리관실 관계자는 "대부분의 직원들은 국가안보와 국익을 위해 묵묵히 일해 왔음에도 과거 일부 잘못된 일로 압수수색을 받게 된데 대해 착잡함과 국가 정보역량이 노출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압수수색이 국가정보기관의 역량노출로 이어져 날로 치열해지는 정보전쟁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라며 "변명도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자랑도 할 수 없는 정보기관 요원으로서 숙명을 감내할 수밖에 없겠지만 잘못된 부분만 부각되어 더는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내부 분위기를전했다. 국정원의 다른 관계자는 "검찰이 서류를 가지고 가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만 외부기관이 정보기관에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실망스런 일"이라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검찰이 합법적으로 진행하는 일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우리에게 죄가 있다면 국가를 위해 일한 죄밖에 없다"고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검찰도 국정원의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반발 기류를 감안해 압수수색 시한을 이날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로 국한했다는 얘기들이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2002년 10월에 해체된 국정원 감청담당 부서인 `과학보안국' 후신에 해당하는부서 근무자들은 이달 5일 김승규 국정원장이 도청을 시인한 이후 검찰의 압수수색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 수사팀이 국정원내 일부 장소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과거 과학보안국이해온 감청업무와 관련한 자료를 요구할 것에 대비해 서류 분류 작업을 해왔다는 것이다. 국정원내 나머지 부서들은 겉으로는 태연하게 일상적인 업무에 임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정원 지휘부에서도 전체 조직의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검찰의 압수수색사실이나 이와 관련한 정보를 원내에 회람시키 말도록 당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는 모든 정보가 차단되어 있고 심지어는 노골적으로 입단속을 하고 있다"며 "직원들도 애써 감정 표현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설 이후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당한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국정원 직원들은 이번 일로 국가정보기관의 위상이 추락할 것으로 걱정을 하면서도 전화위복의 계기가되어야 한다는 반응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불법감청 문제가 나올 때마다 참여정부 이후 변화와 개혁을통해 실현한 탈정치ㆍ탈권력화의 성과마저 퇴색되고 있고 합법적인 감청업무를 비롯한 정보기관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국민에게서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안보를 위해 감청 등 본연의 임무가 국민의 전폭적인이해와 믿음 속에서 수행되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존립기반이 희박한 정보기관 고유의 특성을 감안할 때 신뢰를 회복하고 사기를 진작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것 같다"고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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