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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가 돌아왔다] <상> 부활의 축제

뼈깎는 구조조정 '빅딜 악몽'서 깨났다<br>98년 빅딜 후유증에 2001년 워크아웃 신세전락<br>반도체외 모든 사업 팔고 인력도 절반으로 줄여<br>3년9개월만에 '부실 대명사'서 '독자운항'길로


[하이닉스가 돌아왔다] 부활의 축제 뼈깎는 구조조정 '빅딜 악몽'서 깨났다98년 빅딜 후유증에 2001년 워크아웃 신세전락반도체외 모든 사업 팔고 인력도 절반으로 줄여3년9개월만에 '부실 대명사'서 '독자운항'길로 이진우기자 rain@sed.co.kr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모두 죽을 것으로만 알았다. 아주 낙관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식물인간'의 수준에서 버티는 정도로 내다봤다. 한국 경제의 커다란 짐이었던 하이닉스반도체가 기나긴 동면에서 깨어났다. IMF체제가 시작된 지 만 1년쯤인 지난 98년 12월 당시 중복투자와 과당경쟁을 막겠다는 취지로 정부가 주도해 펼쳐졌던 '빅딜(대규모 사업구조조정)' 작업의 결과로 LG반도체를 흡수합병하면서 출발한 하이닉스는 이후 경영악화와 숱한 파행의 고비가 끊이지 않았다. 거대 기업을 인수합병하느라 무려 15조원에 달하는 부채에다 2조5,000억원의 인수대금까지 치른 하이닉스는 결국 경영난 속에 2001년 5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하면서 채권단의 수혈(채무조정) 없이는 더 이상 연명할 수 없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후 무려 7년에 걸친 고난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그 기간 동안 하이닉스는 말 그대로 재기의 가능성마저 흐릿한 '질곡의 세월'을 보냈다.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따지지 않고 핵심사업인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사업을 팔았다. LG반도체와의 합병 당시 2만2,000여명에 달했던 인력도 절반이나 줄였다. 말 그대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연속이었다. 돈줄이 막혀 경쟁업체의 대규모 설비증설을 눈물로 지켜보면서 기존 라인을 고쳐 쓰기도 했다. 하지만 빅딜 이후 6년 반에 걸친 이 같은 인고의 세월은 새로운 '부활 스토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또 다른 전주였다. 2005년 7월12일. 하이닉스는 마침내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아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이날 하이닉스가 4월20일 채권단이 워크아웃 졸업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1조원 이상의 외부자금조달을 통한 차입금의 상환 ▦출자전환주식 공동관리협의회와의 특별약정 체결 등을 모두 완료함에 따라 이날자로 '구조조정촉진법상에 의한 채권금융기관공동관리'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2001년 10월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지 3년 9개월 만에, 그것도 내년 말까지로 예정됐던 공동관리 스케줄을 1년 반이나 앞당겨 조기에 졸업한 것이다. 부실기업의 대명사였던 하이닉스는 이에 따라 채권단의 간섭 없이도 주요 경영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독자 운항'의 길로 접어들었다. 특히 독자적인 금융권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가장 큰 위상변화로 꼽힌다. 하이닉스는 그동안 채무상환 이외의 목적으로는 파이낸싱이 불가능했으며 그나마도 채권단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독자적인 금융조달이 가능하게 돼 앞으로 더욱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에 나설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영정상화는 신용등급 향상에도 영향을 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는 효과도 낼 전망이다. 또 전반적인 기업 이미지 향상으로 인해 고급인력 유치와 영업력 강화 측면에서도 순풍을 타게 될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하이닉스가 완전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속단하기는 여전히 이르다. 시장의 부침에 쉽게 흔들리는 메모리 반도체만으로 '외발 자전거'를 타야 하는데다 '돌아온 하이닉스'에 대한 경쟁업체의 견제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정상화 길목에 도사리고 있는 변수가 적지않다. 무엇보다 앞으로 과연 누가 '새 주인'이 될지도 하이닉스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 열쇠다. 입력시간 : 2005/07/1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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