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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안순일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

'온난화가 엘니뇨 주범' 실험으로 입증<br>온실가스 증감따른 모형 실험 비교분석<br>해수면-하부 온도변화의'지연적응' 규명<br>이상기상 예측 기본원리로도 활용될듯

안순일(앞줄)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와 제자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한 안순일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지구온난화가 엘니뇨 현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임을 입증한 '이상기후' 전문가다. 안 교수는 "엘니뇨는 전지구 기후변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대상"이라며 지속적이고 면밀한 관찰을 강조했다. 태평양의 적도 부근에서 발생하는 엘니뇨는 전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이상기후 현상 중 하나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태풍이 많이 생기며 강도도 훨씬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미국 해양기상국(NOAA)에 따르면 지난 1997~1998년 발생한 엘니뇨는 전지구적으로 가뭄과 홍수라는 이상기후를 일으켜 340억달러의 경제적 피해와 600만명의 난민을 만들어내는 재앙을 빚었다. ◇엘니뇨의 고향은 태평양=엘니뇨는 태평양 적도 부근에서 남미 해안~중태평양에 이르는 넓은 범위의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으로 2∼7년마다 한번씩 불규칙하게 발생한다. 주로 9월에서 다음해 3월 사이에 일어난다. 엘니뇨의 어원은 페루와 에콰도르의 국경에 있는 과야킬만에서 매년 12월께 북쪽에서 난류가 유입돼 연안의 해면 수온이 상승하자 평소 볼 수 없던 고기가 난류를 따라 되돌아와 페루 어민들이 하늘의 은혜에 감사하는 뜻으로 크리스마스와 연관시켜 아기 예수의 의미를 가진 '엘니뇨(El Nino)'라 부른 데서 비롯됐다.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 일반적으로 필리핀ㆍ인도네시아와 호주 동북부 등지에서는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어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일본 남부 등 아열대지역과 적도태평양 중부, 멕시코 북부와 미국 남부, 남미대륙 중부에서는 예년보다 강수량이 많아진다. 알래스카~캐나다 서부지역은 고온, 미국 남동부지역은 저온이 되기 쉽다.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태평양상의 에너지 분포가 바뀌고 대기의 흐름을 변화시켜 페루 등 남미지역과 태평양을 둘러싼 열대ㆍ아열대지역인 인도네시아ㆍ필리핀ㆍ호주 등지에 이상기상을 일으키는 경향이 뚜렷하다. ◇엘니뇨 '대기와 해양의 합작품'=엘니뇨는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에 의한 불안정성 등을 통해 발생한다. 엘니뇨의 동력원은 열대태평양의 기후 상태에서 얻는다. 열대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분포는 보통 서태평양이 고온이고 동태평양 남미 연안에서는 남쪽으로부터 페루 한류가 흘러들어 저온이 된다. 남미 연안에서는 용승현상(해저 200∼300m의 찬 해수가 해수면으로 솟아오르는 현상)으로 동태평양 페루 연안은 늘 차가운 해수를 유지한다. 대기의 순환은 이러한 해수면 온도 분포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적도지역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은 서태평양의 더운 해수와 동태평양의 차가운 해수 분포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열대태평양은 인도양과 대서양에 비해 3배 정도 폭이 넓고 동쪽과 서쪽의 해수면 온도 차가 커서 무역풍이 강하다. 무역풍이 표면의 따뜻한 바닷물을 태평양 서쪽으로 운반하기 때문에 난수층의 두께는 서쪽은 두껍고 동쪽은 얇아진다. 해면 수위도 동쪽보다 서쪽이 40㎝ 정도 높아진다. 무역풍이 약해지면 서쪽의 난수층은 보통 때보다 얇아지고 동쪽의 난수층은 두꺼워진다. 이 때문에 용승효과가 약화되고 더운 해수가 동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중부와 동부 적도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점차 올라간다. ◇'엘니뇨의 주범'은 지구온난화=안 교수는 엘니뇨의 발생 과정을 알아내기 위해 온난화 과정을 사용했다. 대기 중의 온실 기체의 양을 매년 1%씩 서서히 증가시키는 실험과 온실 기체의 양을 산업혁명 이전의 값에 고정시킨 실험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온난화가 적용된 모형에서 엘니뇨의 강도가 수십년의 주기를 가지고 매우 큰 폭으로 변화했고 온난화 과정이 적용되지 않은 대부분의 모형에서는 엘니뇨의 변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분석을 통해 안 교수는 '지구온난화'가 엘니뇨의 변동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임을 입증했다. 이른바 온실 기체 증감에 대한 해양의 '지연 적응(delayed adjustment)' 메커니즘을 발견한 것. 지연 적응이란 온실 기체가 증가할 때 각 기후 요소가 각기 다른 반응시간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열 용량이 작은 대륙과 열 용량이 큰 해양을 비교해보면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대륙은 빠르게, 해양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가열된다. 온난화가 진행되는 동안 대륙과 해양의 온도 차는 온난화가 멈춘 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다. 같은 원리로 해수면 온도와 해양혼합층(ocean mixed layer) 하부의 온도변화를 비교해보면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해수면 온도는 빠르게 가열되고 혼합층 하부의 온도는 서서히 가열된다. 온난화에 따른 지연 적응은 해양 상부와 하부의 밀도 차로 인한 열염분 순환(thermohaline circulation)의 변동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데 적용할 수 있다. 온난화에 따른 엘니뇨의 변동 메커니즘 규명은 향후 인류에 닥칠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상을 예측하기 위한 기본원리로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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