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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시스템 개조하자] 관치 고리 끊어 기업 맘껏 뛰게 하라

가격부터 사업영역까지 경영 개입 전방위 확산<br>이익감소·비용증가 넘어 투자·일자리마저 위축


#지난달 청와대는 수석비서관회의 후 김행 대변인이 "이동통신 3사의 이동전화 단말기 보조금 과다지급이 사회 문제화되고 있어 제재 및 근절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하며 휴대폰 불법 보조금 문제를 뿌리 뽑겠다고 칼을 빼들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올해 초 이동통신사 순차적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지만 오히려 영업정지 기간에 보조금 경쟁만 촉발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했는데도 청와대가 다시 무리수를 둔 것이다.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대형마트 3사의 고위임원들을 불러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열었다. 정부가 유통업체들을 소집한 것 자체만으로도 가격인하를 압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처럼 기업활동에 대한 정부의 무분별한 개입이 도를 넘어서면서 많은 폐단을 낳고 있다. 기업경영에 정부가 개입하는 사례는 통신비ㆍ식료품값ㆍ기름값 등 물가잡기 차원을 넘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기업의 사업영역 결정과 계열사 간 거래, 하청업체와의 거래까지 정부 통제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경영진이 기업활동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마다 정부의 눈치를 보는 일은 이미 일상화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의사결정과 기업 간 사적 계약에 정부가 개입하는 일들을 관치(官治)로 정의할 수 있다"며 "최근 이 같은 관치의 범위와 강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경제포럼(WEF)의 세계경쟁력 평가 중 정부규제 부담 부문에서 2011년 기준 평가대상 총 142개국 가운데 117위를 기록하는 등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관치의 확산이 기업의 이익감소나 비용증가를 넘어 기업 본연의 역할인 투자 및 일자리 창출마저 위축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제과점업을 하는 A사의 경우 통상 한달 평균 40∼50개의 점포를 새로 내왔으나 2월 중소기업적합업종에 지정된 후 점포 개설이 한달 평균 3개로 감소했다. 이에 매년 하반기 50∼60명 규모의 공채를 실시해오던 A사는 올해 채용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지금까지 관 주도로 운영돼온 한국 경제는 아직도 관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이 민간 영역에까지 뿌리를 내리고 기업의 창의성을 억압하면서도 문제가 생기면 책임조차 지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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