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2위의 LCD패널 생산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TV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TV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LCD패널에서 TV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추진해 TV 생산량을 LG전자의 절반에 달하는 연간 800만대 규모까지 키울 방침이다. 대만에서도 LCD패널 업체와 세트업체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어 업계의 트렌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LCD 공급이 크게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고객사를 확보하는 게 LCD 업체들의 첫번째 생존전략이라는 해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대 TV 아웃소싱 업체인 중국 TPV와 TVㆍ모니터 합작사인 'L&T 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L&T)'를 설립했다. L&T는 푸젠성 샤먼시와 푸칭시에 LCD TV 및 모니터 라인을 각각 구축하고 내년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가 L&T의 지분 51%를 확보한다. 최종 투자금액은 발표되지 않았다. TPV는 세계 TV 아웃소싱 시장에서 2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연간 300만대의 LCD TV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현지 모니터 1위 업체 AOC 등을 자회사로 보유한 대형 디스플레이 회사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AOC와도 LCD 기술 공동마케팅 제휴 계약을 맺었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지난해에도 대만 암트란과 중국 쑤저우에 합작사를 건설, 연간 500만대의 LCD TV를 위탁생산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LG디스플레이 자회사의 TV 생산량은 총 800만대 규모로 LG전자의 연간 LCD TV 생산량 1,700만대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로 확대된다. 이는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발 빠르게 공략하는 한편 LCD 사업을 기반으로 세트 분야에 진출해 사업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CD 공급량이 파격적으로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수요처를 미리 확보해둬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LG디스플레이의 한 관계자는 "패널 위주의 단순한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고 LCD의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 등을 위해 패널에서 TV에 이르는 수직계열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중국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해외 경쟁업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대만의 모니터 제조업체 이노럭스디스플레이는 세계 4위 LCD 업체인 CMO를 약 53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노럭스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의 자회사로 CMO 인수로 세계 3위권 도약을 시도하는 한편 TV에서 LCD 분야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TV와 LCD 사업협력의 대표적인 모델은 삼성전자다. TV사업부와 LCD사업부의 협력을 통해 두 분야 모두에서 세계 1위 자리에 올라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