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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종반에 훨씬 긴장했다

제6보(131~173)


16세의 송태곤이 고백한 그 말은 승부의 정곡을 찌르고 있었다. 다시 한번 소개한다. ‘형세를 좋게 만드는 것은 혼자 힘으로 되지 않는다. 상대의 잘못, 상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좋아진 판세를 지키는 일은 순전히 자기 할 탓이다. 이 부분에서 진짜 자기 실력이 드러난다.’ 출세나 입신(立身)에 관한 잠언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16세에 벌써 이 정도의 깨달음에 도달하다니. 정말 송태곤은 대단한 프로페셔널이다. 남녀의 연애에도 해당되고 정치가의 행보에도 해당된다. 창업보다는 수성이 어렵다는 교훈과도 직통된다. 진실로 그러하다. 무엇이 되기보다는 그 노릇을 하기가 훨씬 어려우며 그 부분에서 진짜 자기 실력이 드러나는 것이다. 한 사내가 결혼하면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지만 남편노릇, 아버지노릇은 실로 어려우며 진짜 자기 실력이 드러나는 법이 아닌가. 선불 맞은 맹수처럼 울부짖으며 거칠게 항거하는 김주호. 그러나 송태곤의 응수는 너무도 정확했고 이 바둑은 불계로 끝났다. 후반에 와서는 너무도 차이가 커서 흑의 일방적인 완승이라고 볼 수 있지만 송태곤은 서반보다도 종반에 훨씬 긴장했다고 한다. 나이는 16세에 불과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에 이미 프로기사가 되기로 결심했던 송태곤이다. 10년 세월 동안 일사불란하게 승부바둑을 두어오면서 그는 너무도 많은 역전승과 역전패를 경험했다. 유리하다고 해서 반드시 승리하는 것도, 불리하다고 해서 반드시 패배하는 것도 아님을 잘 알기에 그는 끝까지 긴장했던 것이다. 173수이하줄임 흑불계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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