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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끝나지 않은 롯데 분쟁

신동주 '부친 뜻' 앞세워 또 흔들기… 신동빈 경영권엔 영향 없을 듯









신동주 기자회견8
신동주(오른쪽)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부인 조은주씨가 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날 회견은 한국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신 전 부회장을 대신해 부인이 대부분 말했다. /송은석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소송전을 시작하면서 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이 결국 장기간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게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힌 지 3주 만이다.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광윤사·롯데홀딩스의 지배구조에 대해 설명하며 "100%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롯데그룹에서는 "이사회·주주총회 같은 절차를 거쳐 이미 끝난 일"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광윤사 지분율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뜻을 내세워 '형제의 난'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경제적 지분'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보다 우세하다고 주장했다. 롯데홀딩스 주주 중 일종의 우리사주인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롯데홀딩스와 순환출자로 의결권이 없는 L투자회사 지분 등을 빼고 경제적 가치만 따졌을 때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36.6%에 달해 신동빈 회장(29.1%)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주장으로 분석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 같은 논리를 구성하면서 'SDJ 코퍼레이션 자문단'의 도움을 얻었다. SDJ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니셜을 따 만든 국내 법인으로 소송 등 신동주 전 부회장의 활동을 위해 최근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고문을 맡았다. 또 한일 양국의 소송을 담당하는 조문현 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김수창 법무법인 양헌 변호사 등도 자문단에 합류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또 한 번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상을 공개했다. 16초 분량의 짧은 영상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각종 법적 조치를 대리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에 직접 서명하는 모습이 담겼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발언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영상의 모든 음이 소거된 채 공개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소송전이 승리할 경우 롯데그룹을 개혁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롯데그룹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조직 개방화로 역량을 극대화해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롯데그룹에선 다소 동요가 일었다. 특히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내세워 또다시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도가 지나쳤다"며 격앙된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손해배상 소송은 경영권 분쟁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한국 롯데에서 제기해야 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다만 그룹 경영권과 관련해서는 "흔들릴 필요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롯데그룹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이미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통해 결정된 사안을 소송으로 뒤집을 수 없다"며 "광윤사가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지분율이 28% 정도라 롯데홀딩스를 포함한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권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추석 직전부터 일본에 머무르고 있던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전 귀국해 신동주 전 부회장의 기자회견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 신동빈 회장 역시 기자회견에 대해 미리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는 12일 롯데의 면세점 계획을 신동빈 회장이 직접 밝힐 것으로 알려져 이번 상황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입장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당분간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소송의 진행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측은 "소송으로 맞대응하는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광윤사 지분이 50%라 해도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한 시점에서 이미 끝난 일"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경제적 지분이 더 많은데도 왜 롯데홀딩스 이사회나 주주를 장악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 자신도 이사회와 주주를 장악하지 못하고 해임당한 것과 연장선에 있다"고만 밝혔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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