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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열린 '이란 바닷길'...국내 해운 빅2 실적개선에 '단비'

<한·이란 해운협정 20년만에 체결>

대통령 순방계기 경제교류 탄력

한국 선박 이란서 '내국민' 대우

해외 해운사보다 영업환경 유리

공산품 수출·원유수입 확대 땐

위기 벗어나 경영정상화 기대감

이란 최대 무역항인 샤히드라자이항 전경.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이란 핵협상이 타결된 지난해 6월부터 샤히드라자이항 내에 위치한 반다르아바스항으로 주 1회 7척의 배를 운항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란해사항만청




우리나라와 이란이 20년 만에 ‘해운협정’을 맺음에 따라 양국 간 경제교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상선·한진해운 등 우리 국적 선박이 이란 항구로 들어갈 때 자국 회사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구조조정 중인 이들 회사의 실적에도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일 이란 도로도시개발부와 이 같은 내용의 ‘한·이란 해운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은 양국이 1996년 협의에 들어간 후 20년 만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이달 초 이란 순방에 맞춰 체결됐다.

무역 규모가 큰 국가일수록 많은 국가와 해운협정을 맺는 것이 유리하다. 해운협정을 맺으면 △양국 항만 간 자유로운 운송 △내국민 대우 △양국 선박문서·선원신분증명서 인정 △협력 공동위원회 구성·운영 등 교역을 위한 보호장치가 마련된다. 세계 6위의 수출국인 우리는 1956년 미국(현재 2위 수출시장), 1993년 중국(최대 수출시장) 등 23개 국가와 해운협정을 맺은 상태다.



더구나 이란은 시장 성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란 국토는 한반도 크기의 7.5배이며 인구는 8,000만명에 이른다. 이 중 30대 이하 젊은이가 70%에 육박한다. 하지만 2010년 제3국의 이란 교역 금지를 요구한 미국의 ‘포괄적 이란제재법’이 시행되면서 우리와 이란의 교역은 얼어붙었다. 2012년 63억달러에 달했던 대이란 수출 규모는 지난해 37억달러로 반 토막 났다.

그럼에도 이란은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3위 수출시장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과의 해운협정은 경제제재로 지지부진했던 양국 교역의 길이 트이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프라 시장 등 최대 52조원에 달하는 협약(MOU)이 체결되는 등 이란 수출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경철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전 세계 국가들이 경제제재 기간 동안 이란 수출을 꺼렸지만 우리나라는 UAE 등 인근 항으로 물품을 보내 내륙수송을 하며 신뢰를 쌓아왔다”면서 “해운협정은 이란 수출 확대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운협정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우리 양대 선사의 경영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우리와 이란의 해운 물동량은 726만4,000톤으로 2014년보다 61만7,000톤(9.2%) 늘어나는 등 교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번 해운협정으로 양대 선사는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 시장에 뛰어드는 해외 해운사에 비해 유리한 경영환경을 갖추게 된다. 우리 공산품 수출과 원유 수입이 늘어날 경우 주 1회(7척) 이란 항로를 운항하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수익성도 나아질 수 있다.



양국은 이번에 ‘항만개발협력과 해양수산협력 양해각서(MOU)’에도 함께 서명했다. 이란의 항만들은 서방의 오랜 경제제재로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해 시설이 낙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수부는 이란 정부와 함께 항만 개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해 항만·운영 시스템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당장 이란 최대 항만인 샤히드라자이항의 2단계 컨테이너 부두 크레인 12기(약 1억4,000만달러) 수주가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해양플랜트 서비스시장에도 공동 진출한다. 한국선급(KR)과 이란선급(ICS)은 합작회사(JVA)를 설립해 향후 개보수가 예상되는 이란 해양플랜트 설비에 대한 검사·인증사업에 뛰어들 방침이다. 박 국장은 “이란 해양플랜트 검사시장은 앞으로 5년간 9억2,500만달러(1조860억원)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이란에서 수행한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세계 해양플랜트 설비 검사와 인증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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