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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렛 저그' 품을 자, 바람을 극복하라 

브리티시 오픈 14일 개막

해풍·항아리 벙커·깊은 러프

로열트룬GC '공포의 대상'

8번홀 솥뚜껑 그린도 위협적

조던 스피스(미국)가 1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로열트룬GC에서 열린 브리티시 오픈 연습 라운드에서 그린으로 이동하고 있다. /트룬=AP연합뉴스




‘자연과의 싸움’ 제145회 브리티시 오픈 골프대회가 14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사우스아이셔의 로열트룬 골프클럽(파71·7,064야드)에서 개막한다. 지난 1878년 처음 브리티시 오픈을 연 로열트룬은 아홉 번째로 이 대회를 개최하는 유서 깊은 곳이다. 지난달에는 138년간 남성 전용 클럽을 고수하다 여성 회원에게 문호를 개방한 일로 이름이 회자됐다.

다른 브리티시 오픈 개최지처럼 이곳도 바닷바람이 선수들을 괴롭힌다. 특히 후반 9개 홀이 어렵다. 후반은 파5홀이 하나인 파35인데 전장이 3,641야드로 파36인 전반(3,423야드)보다 218야드 더 길다. 늘 맞바람이 불어 실제로는 더 길게 플레이된다.

또 하나의 무기는 항아리 벙커. 링크스의 벙커는 깊은데다 좁아서 더 문제다. 벙커가 넓으면 모래에 떨어져도 스윙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좁은 벙커에서는 볼이 굴러 벙커 내벽 가까이에 멈추기 십상이다. 홀 방향으로 탈출이 불가능해 옆쪽이나 심지어 뒤쪽을 향해 빼내는 장면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무릎까지 오는 깊은 러프 역시 공포의 대상이다. 1997년 대회 때 23명, 2004년 대회 때 15명이던 4라운드 합계 언더파 기록자가 올해는 얼마나 나올 것인지 관심이다.



이곳의 대표 홀은 8번홀(파3·123야드)이다. 브리티시 오픈 개최지 중 가장 짧은 홀이지만 파 세이브가 쉽지 않다. 그린이 12평 정도로 아주 작아 ‘우표딱지’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린이 단단하고 솥뚜껑처럼 중앙이 불룩해 잘 친 볼이 주변의 5개 벙커로 들어가기도 한다. 1950년 대회 때 독일의 아마추어 출전 선수가 벙커에 빠진 뒤 다섯 번 시도 만에 탈출하는 등 15타를 기록한 일화가 있다. 개최지 중 가장 긴 홀이던 6번홀(파5)은 601야드에서 올해 575야드로 줄었다.

이번 대회에는 1위 제이슨 데이(호주)와 2위이자 올해 US 오픈 챔피언 더스틴 존슨(미국), 3위 조던 스피스(미국), 2014년 이 대회 우승자인 4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까지 ‘빅4’가 모두 출전해 양보 없는 샷 대결을 벌인다. 지난달 US 오픈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뒤 이달 초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도 제패한 장타자 존슨은 기세를 이어 메이저 2연승을 노린다. 지난해 브리티시 오픈 우승자인 또 다른 존슨(잭 존슨·미국)도 정교한 플레이로 2연패에 도전한다. 이곳에서는 1989년 마크 캘커베키아, 1997년 저스틴 레너드, 2004년 토드 해밀턴(이상 미국) 등 메이저 첫 승자들이 배출됐다. 김경태·안병훈·왕정훈·노승열·이상희·이수민 등 한국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의미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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