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습관 변화로 난청 인구는 늘고 있지만 보청기를 착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죠. 가격이 워낙 비싸 여전히 일부 사람들만 이용하는 의료기기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보청기도 이어폰처럼 대중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아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박천정(55·사진) 비에스엘 대표는 16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기존 보청기를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 청음기 ‘베토솔(EM-C110)’을 출시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소개했다. 비에스엘이 국내 순수기술로 만든 베토솔은 경량화된 설계로 무게가 48g으로 가볍다. 넥밴드 타입으로 착용이 편안해 오랜 시간 사용해도 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핵심 부품을 모두 국산화해 소비자 가격을 24만9,000원으로 낮췄다. 이는 200만 원을 호가하는 외국산 보청기의 10분의 1수준이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보청기는 대개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거나 완제품 형태로 들여온다”면서 “의료기기로 분류돼 난청 환자들이 신뢰하고 구매하지만 가격에 걸 맞는 성능을 보여주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베토솔은 아날로그 소리를 인식해 보청기 역할을 해주는 보청기 전용칩(SoC), 주변 소음이 심한 장소에서도 주변 소음에 방해받지 않도록 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 스마트폰을 이용해 소리를 미세조정 할 수 있는 셀프피팅(Self-Fitting) 기술, 블루투스 기능을 더해 전화통화 및 음악 감상이 가능하게 해주는 헤드셋형 보청기 기술 등 모든 핵심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며 “베토솔의 출시를 계기로 보청기도 앞으로는 이어폰처럼 대중적인 제품이 될 수 있도록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대표는 의료기기 명가 메디슨 출신으로 2007년 소리전문 벤처기업 비에스엘을 창업했다. 회사가 보유한 소리 관련 지식재산권은 64건에 이른다. 최근엔 음향기기 전문회사 이엠텍의 자회사로 편입되며 기존의 보청기 기술에 이엠텍의 BA스피커 기술, 넥밴드 기술을 입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난청 인구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련된 디자인의 베토솔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청성 환자는 2012년 28만명에서 2017년 35만명으로 연평균 4.8% 증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이어폰 이용 인구 증가로 젊은 층에서 10명 중 1~2명 꼴로 소음성 난청 등을 겪고 있다. 박 대표는 “베토셀은 전국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언제든지 내 맘대로 셀프 피팅을 할 수 있다”면서 “디자인도 보청기에 대한 젊은 층의 심리적인 장벽을 낮추기 위해 넥밴드 타입으로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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