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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울 마약지도] "마약청정국 지위 상실, 정부만 부정…체계적 단속·법 제정해야"

■ 전경수 한국마약범죄학회장

해외조직 수도권 등 거점삼아 활개

잘못된 인식에 범죄에 무방비 노출





“학계에서는 15년 전부터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이 아니라고 하는데 정부만 이를 부인합니다. 심지어 해외에 ‘한국은 마약청정국’이라고 홍보까지 합니다. 정부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우리나라가 오히려 해외 마약 사범에게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봅니다.”

20여년간 경찰에서 마약수사관으로 일하며 마약류 사범 1,000여명을 검거한 전경수(67·사진) 한국마약범죄학회 회장의 일갈이다. 전 회장은 퇴직 후인 지난 1991년 한국마약범죄학회를 설립해 지금까지 마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통상 인구 10만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미만일 때 ‘마약청정국’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검거된 마약류 사범 수가 1만2,613명에 달한다. 인구 10만명당 25.2명꼴이다.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닌 셈이다. 전 회장은 “우리 정부가 마약청정국이 아님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마약 범죄에 대한 체계적인 단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누적 마약중독자가 100만명에 이르는 현실을 우선 꼬집었다. 전 회장은 “마약중독으로 폐인이 된 사람이 많은데 이들에게도 가족이 있다”며 “가족 중 한 명이라도 마약중독자면 그 고통은 가족에게 고스란히 전가돼 피해 규모가 3~4배로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데이트 강간 약물’도 문제로 꼽았다. 전 회장은 “클럽 등지에서 여성에게 몰래 마약을 먹여 성폭행하거나 일부러 중독시켜 돈을 착취하는 경우도 최근 들어 잦아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약으로 인한 폐해가 갈수록 커지는 것과 관련해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 회장은 “해외에서 마약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미 14개의 해외 마약조직이 수도권 및 부산에 거점을 두고 전국에 마약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권력자와 마약 산업 인사 간 카르텔 의혹까지 제기되는데 수사와 처벌이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전 회장은 관련 법 제정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를 들어 필로폰의 학술명은 메스암페탄민인데 의료용으로 전혀 사용하지 않지만 의료용 마약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 “일반인 중에는 필로폰이 의료용으로도 사용된다며 투약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나 중국처럼 의료용으로 사용되지 않는 마약은 마약관리법 등으로 별도 관리해야 한다”며 “특히 마약중독자를 치료하기 위한 마약류 등의 중독증 제거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법 제정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전쟁 이후 인류의 3대 재앙으로 필로폰 등 마약과 테러, 핵을 꼽으면서 지난 19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된 법안들을 재입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약 유통 근절과 마약중독자 치료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없이 마약 범죄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마약중독증 제거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법률안을 재입법하고 정부가 수사와 예방·재활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기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종갑·방진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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